『클린턴 재임중 섹스스캔들,이번엔 못빠져 나갈것』

  • 입력 1998년 1월 23일 19시 59분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스캔들을 이겨내는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로 분석된다. ‘클린턴은 원래 그런 친구’라는 일종의 체념적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퍼져 있다. 또는 ‘도덕성에 문제가 있지만 대통령으로서 능력은 뛰어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이번에 불거진 전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섹스 스캔들은 과거와는 상황이 다르다. 언론은 탄핵 가능성을 공공연히 거론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이번만큼은 빠져나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분석가들은 사안이 우선 과거의 스캔들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제니퍼 플라워스나 폴라 존스와의 성추문은 대통령이 되기 전에 있었던 일이다. 그러나 르윈스키와의 추문은 재임중에, 그것도 백악관에서 근무하던 21세된 처녀와의 사이에 있은 사건이라는 것이다. 사안의 심각성은 위증 또는 위증교사 혐의에 이르면 더 커진다. 클린턴은 르윈스키와 성관계를 갖지 않았으며 거짓말하라고 시키지도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다. 만약 클린턴의 주장이 허위로 밝혀질 경우 최고 징역 10년의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물론 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기소되지는 않겠지만 이 정도의 중죄(重罪)는 곧바로 탄핵의 대상이 된다. 위증과 위증교사 여부의 열쇠는 물론 르윈스키가 쥐고 있다. 그는 7일 작성한 구술서에서 클린턴과의 성관계를 부인했으나 전 백악관 여직원 린다 트립과의 대화에서는 관계를 시인했다. 이 대화는 녹음됐으며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가 테이프를 보관중이다. 클린턴의 정치생명이 르윈스키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설령 르윈스키가 폴라 존스의 재판에서 대통령과의 관계를 시인하고, 문제의 녹음테이프를 공개한다고 해도 위증 여부를 가리기는 쉽지 않다. 남녀간의 통정(通情)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어느 한 쪽이 부인하면 객관적 물증을 대기가 어렵다. 위증교사 여부도 그렇다. 클린턴과 그의 측근 변호사 버논 조던이 르윈스키에게 한 말을 과연 ‘위증 교사’로 보느냐, 아니면 단순한 ‘위로의 말’로 보느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런 이유로 이번 스캔들이 다른 사건처럼 탄핵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들도 많다. 그러나 어느 경우든 클린턴은 정치적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고 그 후유증은 11월 의회 중간선거에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워싱턴〓이재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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