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튀김닭 싸움,「켄터키」 일방적 승리

  • 입력 1998년 1월 13일 20시 04분


패스트푸드의 세계적 대명사 켄터키 프라이드치킨(KFC)과 ‘음식 왕국’ 중국의 전통 튀김닭이 중국에서 ‘동서양의 대결’을 벌인다면? 결론은 켄터키치킨의 완승. 89년 상하이(上海)에서 동시에 개업,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켄터키치킨 대 룽화지(榮華鷄)의 닭고기싸움은 경영수완이 월등한 서양측의 일방적인 승리로 돌아갔다. 1백만달러를 들여 상하이에 진출한 켄터키치킨이 승리한 비결은 가족 또는 어린이 고객을 겨냥한 판촉작전. 상하이 켄터키유한공사 사장보좌역 류젠밍(劉建明)은 “일본 한국 동남아에서의 경험을 통해 고객층을 정확히 겨냥할 수 있었다”며 “어린이용 의자와 답례품, 생일잔치 등이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또 기획부를 설치, 매년 새로운 아이디어로 고객을 늘려나갔고 광고도 집중적으로 했다. 각 체인점 사장들이 모두 종업원 출신일 만큼 ‘일 잘하면 승진한다’는 원칙을 철저하게 지켰다. 이에 비해 룽화지는 가격우세와 중국인의 입맛이라는 유리한 조건에서 출발, 한때 체인점이 10개까지 늘어났으나 최근 두곳만 남기고 모두 문을 닫았다. 룽화지는 시장 개척을 전담하는 부서가 없었고 광고도 하지 않았다. 위생상태는 엉망이었고 고객이 기다리는 시간도 훨씬 길었다. 또 사장의 친인척들이 대거 종업원으로 취직, 평균연령이 35세가 넘었다. 나이 많은 종업원들은 젊은 고객들의 요구를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했다. 〈베이징〓황의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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