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동도 동남아 금융위기 불똥…佛주가 일제히 폭락

  • 입력 1998년 1월 13일 20시 04분


동남아시아 경제를 강타한 ‘독감’으로 지구촌이 ‘감기몸살’을 앓고 있다. 일본은 물론 바다 건너 미국에도 큰 영향을 미친 동남아 금융위기의 불똥은 이 지역과 큰 관련이 없어보였던 유럽과 중동 및 아프리카에까지 튀고 있다. 피해가 큰 기업들은 금융기관과 방위산업체들이다. ▼유럽〓아시아 최대 금융회사인 홍콩 페레그린사의 파산신청 여파로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주가가 12일 3.45% 폭락하는 등 유럽지역의 주가가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동남아의 금융위기로 은행들의 수익이 줄어들고 추가로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할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동요 때문이었다. 홍콩은행을 소유하고 있는 영국은행 HSBC의 올해 예상수익은 당초 45억5천만파운드(약71억달러)에서 25% 줄고 아시아지역에 투자하고 있는 스탠더드 차터트은행의 예상수익도 33% 줄어들 전망이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은 12일 연두 기자회견에서 “아시아의 금융위기가 올해 유럽의 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럽의 금융전문가들은 “유럽의 경제성장에 미칠 동남아 경제위기의 악영향은 심각할 것”이라며 “하반기가 더 문제”라고 보고 있다. ▼중동 아프리카〓이스라엘의 경우 지난해 이스라엘 수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국가들이 이스라엘로부터의 방산 및 첨단기술제품과 다이아몬드가공제품 등의 수입을 줄이는 바람에 관련주가가 연일 떨어지고 있다. 한국에 대한 공대지(空對地)미사일 판매가 위협받고 있는가 하면 무인정찰기를 판매하기 위한 태국과의 협상도 성사가 불투명하다. 필리핀이 전투기 구매를 취소할지 모른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란드화환율이 12일 사상 최저치인 달러당 4.993란드로 떨어졌고 주가지수도 6.6% 폭락했다. 아시아의 위기로 남아공의 무역수지가 나빠지리라는 예상이 원인이었다. 카이로에 있는 아메리칸대의 메다트 하사네인교수는 아시아 금융위기의 전모를 파악하고 그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민관 전문가로 구성된 대책위원회 설치를 촉구했다. 알리 네겜 이집트 중앙은행 전총재도 “과도한 해외차입에 의존하는 경제개발정책을 재고하고 외국인의 국내투자 지분을 25% 이하로 묶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리·텔아비브·요하네스버그APD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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