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르포]뒷짐졌던 일본,웃돈주며 다급한 참여

입력 1998-01-04 20:29수정 2009-09-26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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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적극적인 자세에 놀랐습니다. 1차 국제컨소시엄 결성이 한참 지난 뒤였죠. 사업성공 가능성이 보이자 이토추상사는 뒤늦게 컨소시엄에 참여키로 결정, 어마어마한 액수의 프리미엄을 얹어주고 한 메이저로부터 지분을 매입했습니다.” 아제르바이잔국영석유회사(SOCAR)의 라피그 압둘라예프고문에 따르면 중앙아시아에서 사업하는 일본기업들은 처음에는 관망하다 사업타당성이 있다 싶으면 비용부담에 관계없이 뛰어드는 것이 특징. 사업참여가 결정되면 정부관계자가 방문하고 총리의 친서와 전화가 답지하는 등 총력전이 펼쳐진다. 작년 11월 처음으로 원유를 뽑아올리기 시작한 아제르바이잔의 1차 국제컨소시엄이 대표적인 예. 당초 이 컨소시엄은 미국의 아마코 BP(영국석유) 등 7개국 12개 석유사들에 의해 구성, 74억달러를 투입해 탐사와 개발을 동시에 추진키로 했었다. 그런데 95년말 시추 결과 어마어마한 매장량이 확인되자 이토추상사는 미국의 펜조일사로부터 엄청난 프리미엄을 주고 3.92%의 지분을 매입했다. 지분 매입대금 2억8천만달러 말고도 몇 배의 프리미엄이 지불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은 이로써 카스피해 석유개발의 원년 멤버가 됐다. 이토추상사는 이같은 기득권을 바탕으로 역시 사업타당성이 높은 4차 컨소시엄에서도 20%의 지분을 차지했다. 일본은 작년말 일본석유공단(JNOC)등 일본기업들을 중심으로 40억달러 투자규모의 9차 컨소시엄 구성을 유도해 다른 나라 석유 메이저사들을 놀라게 했다. 9차 컨소시엄은 바쿠 남쪽 해안으로 아직 본격 시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수심이 1백m 안팎인데다 지질구조상 상당량이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같은 일본 단일 컨소시엄에 대해 JNOC관계자는 “우리는 비즈니스뿐 아니라 국가도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일본기업들은 막대한 수송비 때문에 자신들이 카스피해에서 뽑아올린 원유를 일본까지 가져가지 않고 자신들의 몫을 다른 메이저에게 넘긴다. 그리고 이들 메이저가 인도네시아나 사할린에서 생산하는 일정량을 넘겨받는다. 또 나머지 양은 국제시장에 내다 팔아 그 대금으로 수송이 편리한 원유를 사들여 일본으로 반입한다. 일본은 카스피해 석유개발 진출을 통해 △자원안보측면에서의 에너지 자원 확보 △높은 상품수익 △부대산업진출 등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까지도 카스피해 석유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나 우리 기업의 진출은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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