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기업사냥꾼 벌써 군침…최근 홍콩-日서 M&A의뢰

  • 입력 1997년 12월 16일 20시 38분


국제통화기금(IMF)자금지원 조건으로 우리나라 자본시장 등이 강제로 개방되면서 외국 기업사냥꾼들이 대거 한국에 진입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로써 달러 유입이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향후 국내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이 외국자본에 더 좌우될 수밖에 없게 된다. 16일 국내 인수합병(M&A)업계에 따르면 이달들어 M&A 조건이 수월해지면서 홍콩의 대표적인 투자은행인 블랙스톤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투자은행들과 일본의 무역업체 다국적기업 등이 국내 M&A업체에 잇따라 기업인수 의뢰를 해오고있다. 아시아M&A의 조효승(趙孝承)대표는 『현재 홍콩 투자은행 등이 수건의 기업인수 제의를 해놓았으며 대통령선거 결과를 보고 투자금액을 결정하겠다는 태도』라고 전하고 『이들이 선호하는 업종은 기계 전기전자부품 소재 부문의 기업들』이라고 말했다. 알짜배기 기업으로 알려진 반도체장비업체 정보통신소자업체는 외국자본의 1차적인 인수대상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5일 MSNBC 등 미국 언론들은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의 은행 소유제한이 풀어지는 등 경제가 급속히 개방될 것을 기대하는 미국의 레이더스(기업사냥꾼)들이 이륙 대기중인 항공기들의 긴 줄을 연상시킨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8,9일 한국을 특집으로 다루면서 『IMF가 요구한 부대조건들이 시행되는데 맞춰 미국기업들이 한국진입을 대기중』이라며 『이들이 수년내에 한국시장을 지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뉴욕 월스트리트의 기업분석가들은 IMF의 조건과 관련, 「외국인에게 (한국기업) 소유권을 널리 허용하는 것과 5백60억달러를 맞바꾼 것」이라고 표현했다. 미국기업들은 한국이 더욱 고통을 당해 국가부도를 내지 않으면서 경제가 최저점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린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투자유망업종으로는 은행과 투자중개업 등 금융업으로 보고 있다. 전자 자동차 등 한국시장을 뚫기 위해 노력해 온 미국내 첨단기업들은 도산하는 한국 기업을 인수, 극동지역의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저널지는 또 「독수리가 아시아지역 백화점과 사무용 건물위를 선회하고 있다」는 제목으로 미국내 부동산업자들이 한국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현진기자·뉴욕〓이규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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