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유력한 경제지인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15일 「한국의 결정적 선택」이라는 제목의 장문의 사설을 통해 한국은 현재 개방이냐 폐쇄냐의 갈림길에 서 있으며 한국이 살길은 과감한 개방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지금 한국은 외국 자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이를 유인하기 위해선 할 수 있는 어떤 일도 해야할 상황에 놓여있다』며 『당분간 한국에 세계 제11위의 경제대국이라는 명칭은 적용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사상 최대인 6백억달러 가까운 구제자금을 제공키로 했지만 그 협정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그 돈으로는 불충분하다는게 드러나고 있다.
신문은 『올해 700에 이르렀던 주가지수는 지난주 360을 기록했다』며 『이같은 수치만으로는 지금 한국인들이 눈오는 날 파산당한 은행 문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당하고 있는 고통을 설명하기에 부족하며 그들의 이같은 희생은 지난 수십년 동안의 노력끝에 오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아시아가 현재 처한 위기의 기원은 설명하기 어렵지 않다. 아시아 경제는 대외차입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었으며 이런 경제는 은행이 절대 파산하지 않는다는 가설위에서만 계속 유지될 수 있는 것이었다.
신문은 이어 『현단계에서 한국에 환상의 묘수는 없으며 단지 대외개방이라는 하나의 길이 있을 뿐』이라고 지적하고 『한국은 이제 해외자본에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널지는 또 『한국의 금융 시스템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전세계의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길밖에 없다』면서 『한국에는 자산과 근면과 우수한 노동력이 있기 때문에 필요한 것은 외부 기관에 의한 새로운 금융 시스템 구축이며 이것만이 한국에 대한 투자의 기회와 위험도를 정확히 판단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투자를 유치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투자를 막는 제약들을 제거해 투자자들이 나름대로 판단을 내릴 수 있게 해야 한다. 몇몇 국제투자 전문가들은 지금도 여전히 한국을 좋은 투자대상국으로 보고 있다. 또 한국은 현재 자유롭고 개방된 사회로 자신을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할 만큼 강하다.
한국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지, 한국에서 기업을 경영할만한지에 대해 투자자들이 긍정적인 판단을 하게끔 하는 것이 현재 난관을 탈피하는 유일하고 건강한 방법이다. 물론 IMF가 도움을 줄 수는 있다. 그러나 국제기구는 기본적으로 채권자의 입장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신문은 『선거가 끝나고 새 당선자가 나오면 한국은 자신이 처한 입지를 다시 한번 숙고해야 할 것』이라면서 『새 당선자가 현명한 사람이라면 더이상 폐쇄주의를 택하지는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개방이냐 폐쇄냐의 선택은 단지 한국 자신뿐만아니라 아시아와 나아가 세계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콩〓정동우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