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제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일본 경제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본 재계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한국의 금융위기가 일본에 미칠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고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러나 원화가치가 폭락하고 금융위기가 최악의 상태로 빠지자 상황분석과 함께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일본 경제계의 긴장은 미국에 이어 두번째 수출상대국인 한국에 대한 수출감소와 해외시장에서의 경쟁격 약화라는 두 가지 요인 때문이다.
시멘트 업종의 경우 지난 여름부터 시작된 한국경제의 혼란으로 한국내 수요가 줄어들면서 올해 10월의 대한(對韓)수출이 작년 10월에 비해 80%가량 격감했다. 또 공작기계 수출도 9월 이후에는 전년대비 절반이나 줄어들었다.
무역상사 관계자들은 『최근 들어 한국 기업들이 내년초로 예정했던 상담을 취소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올해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나 내년에는 20∼30% 가량 줄어들 것으로 일본 경제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의 철강 조선 반도체업계 등은 한국의 급격한 통화가치 절하로 한국제품이 국제경쟁력을 회복할 경우 일본 제품들이 국제경쟁에서 밀릴 것이라는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도쿄〓권순활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