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본회담 의미-전망]「한반도 평화구축」조심스런 첫발

  • 입력 1997년 12월 8일 20시 04분


4자회담은 첫 본회담을 계기로 남북간 직접대화와 함께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국제정치적 틀로서 출범할 전망이다. 남북이 한반도문제 해결에 주변강대국의 도움을 받게 됐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4자회담 합의사항은 「국제적 보장」의 성격을 띠게 된다는 긍정적 의미도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번 본회담은 그야말로 「첫술」에 불과할 전망이다. 한국대표단측의 표현대로 『이번 회담은 예비회담과 본회담의 중간적 성격으로 분과위 구성에 합의하면 100% 성공』이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달 3차 예비회담에서 본회담 성사에 급급해 가장 핵심인 의제문제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긴장완화를 위한 제반문제」라는 막연하고 포괄적으로 합의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이번 본회담의 최대 관심사는 포괄적 의제를 세분화, 이에 따른 실질적 분과위를 구성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미(韓美) 양국은 △평화체제 구축 △긴장완화와 신뢰구축 등 2개 분과위 설치를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남북경협과 식량지원 등은 긴장완화와 신뢰구축 분과위에서 다루면 된다는 것이다. 반면 북한은 주한미군철수와 북―미(北―美)평화협정체결 문제를 다룰 「군축 및 군비통제 분과위」와 같은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본회담은 현지시간으로 9일 오전과 오후, 10일 오전 등 3차례로 각각 다른 성격의 회의로 진행된다. 의전적 성격이 강한 1차회의는 켈렌베르거 스위스외무차관의 환영사와 각국 대표단의 인사말과 소개, 기조연설 등으로 진행된다. 2차회의는 이번 본회담의 핵심으로 각국의 기조연설을 바탕으로 향후 본회담의 운영문제 특히 분과위 구성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게 된다. 「회담 마무리」에 해당하는 3차회의에서는 2차회의 결과를 토대로 차기회담 개최시기와 언론발표문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한편 대북식량지원문제가 이번 본회담에 등장할 지는 미지수다. 한국은 이를 본회담에서 논의한다는 입장이나 북한은 식량지원을 원하면서도 4자회담 틀안에서는 얘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북―미간에 「북한의 내년도 식량부족분(70만∼1백만t)에 대한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을 미국이 보증한다」는 양해사항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남북관계가 현재와 같이 냉랭한 상태에서 4자회담만 진전을 보기는 어려우리라는 점이다. 결국 4자회담의 성과도 한국의 차기정권과 북한의 김정일(金正日)이 향후 남북관계를 어떻게 풀어갈 것이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제네바〓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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