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국극복 지도자/콜總理 지도력]판단-추진력 탁월

  • 입력 1997년 12월 2일 20시 03분


헬무트 콜은 독일 통일을 세번째로 이룩한 「통일총리」이지만 인기도에선 항상 뒤쪽이다. 키 1백93㎝ 체중 1백20㎏의 거구인 콜은 세련됨하고는 거리가 멀다. 둔중한 몸집과 고지식함, 어눌한 말솜씨, 부족한 외국어 실력 때문에 TV에서는 코미디의 단골메뉴이고 정치풍자 유머집인 「콜 시리즈」가 3권이나 나왔을 정도다. 부족한 외국어 실력을 비난하는 소리에 질린 콜이 에스페란토어를 배우기로 결심, 조만간 에스페란토를 방문하기로 했다는 등의 우스개가 대부분인 책이다. 「슈바인(돼지)」 「빅 베이비」 「촌뜨기」 「저능아」가 그를 따라다니는 별명이다. 때문에 여론조사에는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독일 국민은 콜을 네번째 총리로 선출했다. 판단력과 정치감각, 기회를 포착하면 집요하게 파고들고 밀어붙이는 추진력이 뛰어난 지도자라는 것을 그간의 경험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자신 좌우명을 「행동하는 정치인」으로 삼고 통일도 「저질러 놓고 보자」며 추진했었다. 때문에 「민주주의 독재」라는 말을 듣기도 하는데 이는 유럽 정치학자들의 연구테마이기도 하다.1930년 라인강가의 공업도시 루트비히스하펜의 가난한 세무관리의 아들로 태어난 콜은 프랑크푸르트대와 하이델베르크대에서 역사학과 정치학을 전공한 박사. 고교생이던 17세때 기민당에 입당, 초대총리인 콘라트 아데나워를 따라다니며 정치를 배웠다. 그는 『아데나워로부터 때를 기다리는 인내와 용기 결단력 등을 배웠다』고 말한다. 콜은 도움을 준 사람에게는 은혜를 잊지 않지만 권위에 도전하는 사람은 가차없이 당직에서 몰아내는 냉정한 인물이다. 콜의 최대 약점은 경제분야. 때문에 그는 경제정책에 관한 한 5대 경제연구소와 기업인 금융인 노조대표들과 반드시 협의후 결정한다. 그리곤 앞뒤가리지 않고 밀어붙인다. 〈본〓김상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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