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말 쇼핑물결 『흥청』…아시아는 경제몰락 『울상』

  • 입력 1997년 11월 29일 20시 12분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28일. 이날은 미국의 상인들이나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해 크리스마스 쇼핑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이날의 분위기가 한 해 경기를 결산하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보통 미국의 백화점들은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까지 4주동안 1년 매상의 25%를 올린다. 올 추수감사절 다음날 미국의 백화점과 슈퍼마켓은 유달리 흥청거렸다. 어디든 몰려드는 쇼핑객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백화점들은 「추수감사절 할인 특매」를 내걸고 아침 7시부터 문을 열었고 이른바 「얼리 버드」(Early Bird)라고 해서 아침 일찍 오는 손님들에게는 추가 할인 혜택도 주었다. 백화점들은 올 크리스마스 쇼핑시즌의 예상 매출을 전년 보다 4.5∼5% 늘려잡았다. 미국이 이처럼 흥청거리게 된 원인 가운데는 태평양 건너 아시아경제의 몰락도 한몫을 하고 있다. 태국 인도네시아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잇단 통화 평가절하로 백화점마다 값싼 아시아제품들이 넘쳐나 쇼핑객들은 모처럼 돈쓰는 재미를 만끽했다. 10∼20달러(1만1천∼2만2천원)면 동남아산 장난감이나 의류 신발 장신구 따위를 골라 살 수 있다.7년째 호황이 계속되고 있는 미국경제는 절정에 달한 느낌이다.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소비자 소득은 10월까지 12개월째 계속 증가했다.아시아는 금융위기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고통의 순간을 맞은 반면 미국은 전에 없던 풍요와 안락을 구가, 태평양 양쪽의 삶이 극도로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이재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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