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선 최대쟁점은 경제회생』…日언론 큰 관심

  • 입력 1997년 11월 27일 20시 04분


지리적 인접성과 정치적 특수관계로 한국의 정치적 움직임에 큰 관심을 가진 일본 언론들은 26일 후보등록을 계기로 한국에서 선거전이 본격화하면서 대선 관련기사를 집중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특히 금융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경제 재건문제가 한국 대선 사상 처음으로 가장 큰 초점이 되고 있는 점에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 공영방송인 NHK TV는 26일 밤 9시 종합뉴스에서 「대선을 3주일 정도 앞두고 한국 유권자들의 눈은 각 후보가 내놓은 경제 재생을 위한 처방과 실행력에 쏠려 있다」고 보도했다.

기시 도시오(岸俊郎) NHK 서울특파원은 특히 「대선(大選)에 임하는 우리의 입장」이란 동아일보 김병관(金炳琯)발행인의 제언이 게재된 26일자 본보 1면 기사를 직접 보여주면서 『한국의 유력지 동아일보는 1면 논설에서 경제 재생을 위해 경제운용 능력이 있는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강조했다.

NHK는 또 『한국에서는 통화위기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경제정책 실패에 1차적 책임이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라며 『김대중(金大中)후보는 김대통령과 여당의 책임을 최대 초점으로 부각시키려 하고 있으며 이회창(李會昌) 이인제(李仁濟)후보도 김대통령 비판에 가세하고 있다』고 전했다.

「21세기의 선택」이란 제목으로 27일부터 한국 대선 시리즈를 시작한 아사히신문도 2개 면에 걸쳐 한국 대선관련 뉴스를 다루면서 『후보등록을 한 주요 세 후보가 모두 경제재건을 제일성으로 강조했다』며 각 후보 진영의 경제재건 공약과 움직임을 상세히 소개했다.

아사히는 한국경제 전문가의 말을 빌려 『87년과 92년 대선에서는 북한의 대한항공 폭파사건과 대규모 간첩단 사건 발표라는 북풍이 각각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하지만 이번에는 국제통화기금(IMF)지원요청이라는 태풍이 불면서 대선 사상 처음으로 경제정책이 최대 쟁점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요미우리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이번 선거는 어떤 후보가 한국경제 회생을 위해 보다 효과적인 처방전을 내놓을 수 있는지를 둘러싼 경쟁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일본 언론 대부분의 분석이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도쿄〓윤상삼·권순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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