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중은행 첫 도산…훗카이도 척식銀 경영난

  • 입력 1997년 11월 17일 20시 34분


거액의 불량채권 때문에 경영난을 겪어온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척식은행이 17일 경영난으로 영업권을 다른 은행에 양도키로 결정, 사실상 도산했다. 일본에서 지방은행 도산은 있었지만 전국을 영업권으로 하는 도시은행(시중은행)이 무너진 것은 처음이다. 지난 3일 산요(三洋)증권이 상장증권사로는 처음으로 도산한데 이어 시중은행의 첫 도산으로 일본의 금융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홋카이도 척식은행은 17일 홋카이도 내에서의 예금과 대출금 등 영업권을 지방은행인 호쿠요(北洋)은행에 양도하고 혼슈(本州)등 다른 지역에서의 영업권도 앞으로 타 은행에 넘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도산에 이른 경영부실의 책임을 지고 은행장을 포함한 전 임원이 퇴진키로 했다. 미쓰즈카 히로시(三塚博) 대장상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홋카이도 척식은행의 도산을 확인하고 예금자 보호를 위한 일본 중앙은행의 특별융자와 불량채권 처리를 위한 예금보험기구로부터의 자금 인출 방침을 밝혔다. 일본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특융을 실시키로 한 것도 사상 처음이다. 홋카이도 척식은행은 1900년 홋카이도 개척을 위한 국책은행으로 설립된 뒤 시중은행으로 변신한 1백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닌 은행이지만 거품경기 붕괴후 불량채권 누적과 주가하락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어 왔다. 이 은행은 경영난을 자력으로 극복하기 위해 올 4월 지방은행인 홋카이도 은행과 합병방침을 밝혔으나 홋카이도 은행측이 홋카이도 척식은행의 불량채권 누적에 우려를 표시, 결국 합병이 무산되기도 했다. 〈도쿄〓권순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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