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연쇄 도산하는 극심한 불황기에 벤처기업은 경제회생의 희망을 줄수 있을까.
우리보다 2,3년 앞서 벤처붐이 시작된 일본의 경우는 「노」다.
90년대 초반 거품경기가 꺼지기 시작하면서 일본은 벤처기업 육성에 한가닥 희망을 걸었으나 올들어 20여개의 유명 벤처기업들이 힘없이 무너지고 있다.
작년초 애니메이션을 이용한 게임소프트웨어 「쿼바디스」를 10만개 이상 판매한 그람스사는 벤처기업들의 우상이었다. 그러나 이 회사는 불과 1년반만인 지난7월 13억엔의 부채를 안고 도산했다.
무리한 사업확장과 후속상품의 실패 탓이었다. 32세의 요시다 나오토사장이 후속상품인 「쿼바디스2」의 매출목표를 첫 상품만큼 높게 잡고 사업계획을 짠 게 화근이었다.
또 지난 8월엔 CD롬과 PC통신을 연결한 온라인통신판매 시스템으로 주목을 받던 돔사가 쓰러졌으며 PC용 메모리보드로 히트한 빅사이언스사도 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해 『정부가 졸속으로 지원정책을 시행하는 바람에 벤처기업 지원에 거품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일본 업계에서 일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 95년 벤처기업지원 특별법(중소기업창조활동촉진법)이 만들어지면서 벤처캐피털이 생겨나기 시작, 지난 3월말엔 1백50개사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자금조달이 갑자기 쉬워진 벤처기업들은 사업을 무분별하게 넓혀가게 됐다는 것.
〈이영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