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야마현의 작은 농촌 마을 야마다무라(山田村).
지난해 여름 절반이 넘는 지역 주민에게 TV전화 기능이 있는 PC 한 세트씩 주어져 인터넷에 의한 지역정보화라는 색다른 길을 걷고 있다.
이 마을은 모두 5백48가구 중 정보화 기기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이나 기계를 다루기 어려워 하는 노인가정을 제외한 3백25가구에 PC가 공급됐다.
주민들은 이 컴퓨터를 가지고 모니터에서 상대방의 얼굴을 서로 보며 TV전화를 하고 전자우편으로 소식을 주고 받는다.
때로는 이웃사람들과 화상회의를 열기도 한다. 특히 12월 중순부터 약 4개월간에는 이 마을에 통행이 어려울 정도로 눈이 많이 내리는 탓에 이제 화상회의는 가장 인기있는 서비스가 되었다.
야마다무라 주민들은 가정마다 인터넷 전자우편 ID를 가지고 있다. 이 마을의 인터넷 홈페이지(www.vill.yamada.toyama.jp)는 이 마을을 알리는 각종 정보를 담고 있다.
필자가 놀란 사실은 그곳 농민들이 가족 단위로 홈페이지를 만들어 마을 홈페이지에 연결해 놓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열 가족의 홈페이지를 볼 수 있는데 가족 소개와 재배중인 농작물에 대한 정보를 비롯해 농사일을 체험하고 싶거나 농작물을 사갈 소비자를 찾기도 한다.
더러는 구매 예약을 한 사람과 전자우편을 주고받으며 소비자가 원하는대로 농약을 줄이거나 작물의 성장 상황을 디지털카메라로 찍어 인터넷으로 보내주고 있다.
인터넷마을 야마다무라의 변화는 일본 전역에 새로운 자극을 주고 있다. 야마다무라의 새로운 실험은 지금으로부터 2년 전에 이 지역의 한 중학교에서 「수업에 PC통신을 이용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제안을 하면서 시작되었다.
야마다무라는 운좋게도 지난 95년 국토청의 「지역정보 교류 거점시설 모델사업」에 응모해 전국 4개 지역의 프로젝트의 하나로 채택됐다.
인터넷 마을 야마다무라가 색다른 지역정보화 사업이 성공하자 전국 각지에서 견학오는 개인이나 단체들이 이곳을 자주 찾는다.
이 마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스키장 온천 휴양시설 등을 예약하고 찾아오는 사람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야마다무라에는 최근 들어 재택 근무 바람이 불면서 도시로 떠났던 사람들마저 『공기좋고 물좋은 농촌에서 살자』며 고향으로 속속 돌아오고 있어 마을 사람들은 즐거운 비명을 질러야 할 정도다.
이문웅<서울대 인류학과교수>
▼ 글싣는 순서 ▼
①쌍방향 멀티미디 서비스의 실험장-케이블TV
②일본을 놀라게 한 인터넷마을,야마다무라(山田村)
③도시형 케이블TV의 미래
④시코쿠(四國) 케이블TV 네트워크의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