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모토-옐친,경제지원-북방섬 맞교환 줄다리기

  • 입력 1997년 10월 31일 19시 40분


일본과 러시아 양국 정상이 1,2일 이틀간 시베리아 동부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넥타이를 풀고 만난다.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총리와 보리스 옐친대통령의 주말 회동은 회의실을 벗어나 낚시와 사우나 삼림욕을 즐기며 경쾌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양국 정상은 이번 회의에서 되도록 무거운 현안을 피하고 서로 「실리」를 취하자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양국 관계를 짓눌러온 문제는 무엇보다 북방영토문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가 일 홋카이도 북방 4개 섬을 지배하고 있는데 대해 일본은 줄기차게 영유권 반환을 주장해왔다. 지금까지 일본은 「정경불가분 원칙」을 내세워 영토문제 해결 없이는 경제지원도 없다는 입장을 천명해왔다. 그러나 구소련 붕괴 이후 관계 개선을 꾸준히 모색해 온 양국은 93년 옐친의 일본 방문을 맞아 「영토반환은 법과 정의에 입각해 해결함으로써 평화협정문제를 조속히 풀어낸다」는 「동경선언」에 합의했다. 이후 일본은 영토문제를 중심으로 양국간 관계 전체를 「균형을 취하면서 진전시킨다」는 이른바 「확대균형」 원칙으로 전환했으며 지난 7월에는 하시모토 총리가 대러 신「3원칙」을 제시하면서 금세기안에 평화협정 체결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였다. 러시아 역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확대에 대항하기 위한 「동방외교」의 한 축으로 일본과의 관계강화가 필요한데다 군사대국화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도 일본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입장이다. 또 경제 부흥을 위해 러시아는 일본의 기술과 자본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러시아는 지난해 북방 4개 섬을 공동개발하자는 제안을 내놓았으며 일본에 대해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 지원 △일 업체의 대러 수출보증조건 완화 △사할린과 시베리아 유전 및 가스개발 등을 기대하고 있다. 〈동경·모스크바〓윤상삼·반병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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