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對이란 핵기술이전 중단』…美와 인권-대만문제 미합의

  • 입력 1997년 10월 30일 19시 46분


만족한 표정
만족한 표정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29일 백악관에서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갖고 중국의 대(對)이란 핵기술 이전 중단을 비롯한 주요 현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중국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뚜렷한 견해차를 보여 클린턴의 인권개선 촉구에 장주석은 『인권과 민주주의는 그 나라의 지리적 문화적 특수성에 따라 정의되는 상대적인 것』이라고 맞섰다. 클린턴은 또 대만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중국과 대만간의 대화를 촉구했으나 장주석은 『대만문제는 중국인민의 주권에 관한 문제로 우리는 무력사용의 포기를 약속하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양국 정상이 몇몇 합의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설전」을 벌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양국관계가 「편의적 동반자 관계」라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즉 두 정상은 본질적으로 의견 접근이 어려운 사안들은 건드리지 않는 대신 타협이 가능한 사안들을 중심으로 서로의 이익과 만족을 취했다. 중국의 인권이나 대만문제 같은 것들이 전자에 속한다면 이란에 대한 중국의 핵기술 이전 중지와 미중간 일련의 상거래 확대 등은 후자에 속한다. 이에 따라 『두 지도자가 좀더 허심탄회해지고 서로에게 편안해졌다는 것과 미국민들이 공산주의 중국을 다루는 것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이번 정상회담의 소득』이라는 미시간대 케네스 리버탈교수(중국문제)의 평가는 매우 시사적이다. 다만 미국기업들은 중국에 보잉기와 핵발전설비를 팔게 돼 정상회담을 흡족하게 평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중국은 정상회담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톈안문(天安門)사태 이후 심화된 갈등관계가 원상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큰데다 홍콩반환 이후 더욱 고조된 개혁개방정책이 미국과의 협력분위기 조성으로 강력한 추진력을 얻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핵분야의 합의를 중요한 성과로 평가하고 있으며 대만문제와 관련,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천명하고 미중간 3개 공동성명을 준수하겠다는 다짐을 한 것에 대해서도 만족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세계무역기구(WTO)가입문제도 큰 진전을 이뤄 앞으로 관세 비관세 서비스분야 등에서 미국과의 협상이 남아 있으나 적어도 정치적인 장애물은 제거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중국은 인권문제에 있어 미국과 견해차가 컸다는 점을 부담스러워 한다. 한 외교소식통은 전반적인 관계개선의 분위기를 저해하지는 않았지만 인권문제가 이번 회담의 최대쟁점이었다고 시인했다. 〈베이징·워싱턴〓황의봉·이재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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