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는 『블레어 열풍』…언론,『진정한 지도자』찬사

  • 입력 1997년 10월 7일 19시 56분


모스크바를 방문중인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의 서민적인 소탈한 모습에 러시아 언론들이 반했다. 7일 아침 국영 ORT TV는 정규 뉴스에서 「진정으로 인류의 평화를 가슴으로 느낄 줄 아는 지도자」, 모스크바 타임스는 「블레어, 모스크바시민들의 관심을 한 몸에」라고 보도하는 등 러시아 언론들은 블레어의 일거수 일투족에 큰 관심을 보내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옐친대통령과의 회담 등 공식적인 행사보다는 주로 그의 개인적 행동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점. 블레어는 일반 관광객과 섞여 붉은 광장을 걷는가 하면 새로 개장한 크렘린궁옆 마네즈흐백화점을 불시에 들러 고객들과 격의 없이 잡담을 했다. 언론들은 「모스크바의 공기를 직접 체감해보려는 시도」라고 호평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와 영국 시인들의 작품이 전시된 지하철역을 내려갔다가 느닷없이 전동차에 승차,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옆자리에 앉은 한 여대생과 몇 정거장을 같이 가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눠 경호원들을 아연 실색케 했다. 또 승용차를 타고가던중 선도차량 행렬에 놀라 과일바구니를 놓쳐 울상이 된 한 행상을 보자 차를 멈추게 한 뒤 그녀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위로해주는 블레어의 모습이 TV화면을 통해 방송되기도 했다. 블레어에 대해 시보드냐지는 『시민 위에 군림하는 러시아 정치가들과는 다른 신선한 충격』이라고 간결하게 정리했다. 〈모스크바〓반병희특파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