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테이프를 빌려다 본 뒤 제때에 반환하지 않아 연체료를 물던 「게으른」 현대인들의 고민을 해결해줄 첨단 디스크가 곧 등장할 전망이다.
영국의 주간지 뉴 사이언티스트는 25일 한번 틀어본 뒤 며칠 동안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으면 내용물이 재생되지 않는 새로운 디지털 비디오 디스크의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컨소시엄사 디지털 비디오 익스프레스(DIVX)가 개발하고 있는 이 디스크는 내용물을 본 뒤 48시간이 지나면 재상영이 불가능한 제한수명의 제품.
이틀이 지난 후 다시 내용물을 보고 싶으면 추가비용을 물고 디스크에 내장된 암호를 해제하면 된다. 다시 보고 싶지 않으면 이미 쓸모없어진 디스크를 버리면 되기 때문에 비디오 가게에서 빌린 것이라도 돌려줄 필요가 없다.
새 디스크는 개당 5달러에 불과, 기존의 디지털 비디오 디스크 가격의 5분의1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LG전자를 비롯해 미국의 제니스, 일본의 파나소닉, 프랑스의 톰슨 등의 가전업체들이 곧 제한수명의 디스크 재생용 녹화기 제작에 들어갈 것이라고 뉴 사이언티스트는 전했다. 이 녹화기들은 기존의 디스크를 재생하는 장치보다는 가격이 비쌀 것으로 전망된다. 제한수명 디스크의 암호를 해제하는 장치가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권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