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北京)의 중심거리인 장안(長安)가의 버스정류소마다엔 「大宇(대우)」라고 쓰인 홍보용 간판들이 서있다. 그래서인지 북경에선 한국의 대우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한국산」 표시가 붙은 상품은 중국에서 일단 고급품으로 받아들여진다.
북경 사람들은 상류층의 호화생활을 빗대 『센다이(現代)차를 타고 당다이백화점에서 쇼핑한 후 란다이(藍帶)에서 맥주를 마신다』고 표현할 정도다.
한중수교후 불과 5년사이에 양국 경제가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는 한둘이 아니다.
중국은 한국기업에 최대의 투자처다. 해외진출기업의 절반에 해당하는 3천9백여개가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중국에도 한국자본의 유입은 매우 중요하다.
대중국 투자규모에서 한국은 미국 일본 싱가포르에 이어 네번째다.
또 양국교역량은 수교이후 연 20∼43%씩 증가, 올상반기중 1백14억달러의 수출입이 이뤄졌다.
중국은 美日(미일)에 이어 한국의 3대 교역국이 됐다.
한국은 중국에, 또 중국은 한국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되고 있는 것이다.
향후 중국은 과거보다 훨씬 광활한 「기회의 땅」으로 펼쳐질 전망.
세계은행(IBRD)과 미 CIA는 2020년에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20조달러로 미국의 1.5배가량 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사회과학원도 중국경제가 2030년에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그러나 중국경제의 존재가 우리에게 항상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중국이 미국 신발시장의 60%, 장난감시장의 50%를 잠식하는 바람에 우리의 경공업은 기반이 무너졌다.
중국에 나가 있는 대부분의 우리 기업들은 싼 노임에만 정신이 팔려 현지문화나 환경에 대한 충분한 고려없이 진출,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것이 廉泰明(염태명)신한은행천진지점장의 지적이다.
『저부가가치 상품으로 중국과 경쟁하려들면 안됩니다. 대형평면TV 캠코더 에어컨 자동차 고급화장품 인테리어용품 등 중국보다 항상 한발짝 앞선 기술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합니다』(李準用·이준용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중국부장)
「기회」이면서 「도전」이기도 한 중국.
중국과학원의 嚴義塤(엄의훈)부원장은 양국간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중국의 수준높은 기초기술과 한국기업의 자본력을 결합하는 겁니다. 과학원에서 개발한 기술을 제공하겠습니다』
그의 제안대로 중국과학원이 기술을 제공한 염색보조제 미세분쇄기 분야에서 양국은 상업계약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중국은 기초과학 인구 자원보유량 성장속도 등으로 볼 때 「가공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과 어떠한 이해관계를 맺느냐는 생존의 문제와 직결됩니다. 경쟁은 극소화하고 대신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분야를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해요. 이 일엔 우리가 더 열심히 나서야 합니다』(劉在賢·유재현 코오롱중국지사이사)
〈북경·천진〓황의봉특파원·허승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