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집행위가 23일 미국항공기 제조업체 보잉과 맥도널 더글러스(MD)의 양보안을 받아들이면서 합병을 수용한다고 밝힘에 따라 미국과 EU는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피할 수 있게 됐다.
보잉사가 22일 오후 발표한 양보안은 델타 아메리칸 콘티넨털 등 미 3대 항공사와의 독점계약을 취소하라는 EU측의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것.
즉 △3개 미국 주요 항공사와 체결한 20년간 항공기 독점공급 계약을 취소하고 향후 10년 동안 이같은 계약을 시도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특정 항공기술들에 대해 경쟁사들의 접근을 허용하고 △MD와 보잉의 민간항공 부문을 법적으로 분리하라는 EU의 요구를 수용한다는 것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보잉사는 작년 한 해 동안 제트 항공기 7백17대를 주문받는 등 오랫동안 세계 제트기 시장을 지배해왔다. 반면 에어버스는 작년 3백50대, 맥도널 더글러스는 38대를 수주했다. 이에 비해 유럽5개국이 참여하는 에어버스사의 수주량은 1백여대에 불과했다.
한편 카렐 반 미에르트 EU 반트러스트담당 집행위원은 집행위가 보잉과 MD의 합병을 「원칙적으로」 수용키로 했다고 말하고 최종 승인은 보잉이 제시한 양보내용들을 검토한 뒤인 다음주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