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보잉-MD합병 반대 EU에 무역전쟁 경고

  • 입력 1997년 7월 18일 19시 31분


빌 클린턴 美대통령은 17일 유럽연합(EU)이 미국최대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社와 맥도널 더글러스社의 합병에 반대하고 있는데 대해 무역전쟁 발발을 경고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전날 EU 15개 회원국 경쟁문제 전문가들이 브뤼셀에서 회의를 갖고 양사의 합병이 항공산업에서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며 합병에 반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한데 대해 이같은 입장을 철회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EU와 무역분쟁이 발생한다면 불행한 일이 될 것이나 우리는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해 이 문제를 다룰 수 있다』고 지적하고 『EU가 이번 합병에 반대하는 행동을 취할 경우 몇가지 방안을 갖고있다』고 말해 보복 조치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구체적인 방안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이날자 워싱턴 포스트紙는 15일 고위관리들이 회의를 갖고 보복조치를 논의했으며 ▲미국과 프랑스간 항공기운항제한 ▲유럽 항공기에 대한 관세 부과등의 조치가 제시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은 브뤼셀에서 열린 EU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자유경쟁 문화에 위배되는 공격으로부터 유럽의 이익을 보호하기로 한 결정』에 지지를 표명했다. 자크 상테르 EU 집행위원장은 『정치적 고려』가 아닌 『매우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조심스럽게 합병에 대한 권고서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U는 보잉과 맥도널 더글러스의 합병으로 이미 세계 항공기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보잉의 위치가 더욱 강화, 유럽의 에어버스 인더스트리社의 생존이 위협받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데 EU 집행위원회는 23일 이 문제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한편 필 컨디트 보잉 회장은 EU의 합병 반대입장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고 발표했다. 1백40억달러 규모의 이번 합병이 성사될 경우 보잉의 연간 매출액은 4백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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