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디자이너 베르사체 피살 안팎]관계정리 앙심살해 추정

  • 입력 1997년 7월 16일 20시 43분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디자이너인 지아니 베르사체(51)의 죽음에 전세계의 패션계가 안타까워하며 조의를 표했다. 패션계의 황제로 추앙받는 전성기에 끔찍한 죽음을 당했기 때문이다. 베르사체는 지난 15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있는 자신의 별장앞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귀가하던 중 20대 중반의 백인남자가 쏜 총에 머리를 맞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경찰은 마이애미 해변에서 네차례의 연쇄살인으로 연방수사국(FBI)의 수배를 받고 있는 앤드루 쿠나난(27)을 용의자로 보고 있는데 동성연애자인 베르사체는 쿠나난과 관계를 맺었다가 최근 이를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르사체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함께 이탈리아 기성복 디자인의 쌍두마차로 불리며 세계패션업계에서 이탈리아의 성가를 높인 디자이너였다. 46년 이탈리아 남부의 시골에서 태어난 베르사체는 78년 밀라노에서 첫 패션쇼를 가진 이후 화려하고 정열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며 오늘에 이르러 자신의 패션왕국을 건설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떨어져 내리는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선처리나 몸전체를 감싸안는 듯한 스타일이 그리스 로마시대의 이미지를 차용한 것이라면 선명한 색깔의 대비, 상식을 깨는 대담한 디자인은 현대미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그의 의상은 일반인 보다는 유럽의 왕실과 연예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다이애나 전영국왕세자비, 줄리 앤드루스, 킴 베이신저, 캔디스 버긴, 셰어, 에릭 클랩튼, 신디 크로퍼드, 모나코의 캐롤린 공주등이 그의 단골이었다. 그는 경영수완도 뛰어나 연간 3억5천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정성희·권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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