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바스크 분리주의 단체인 「바스크 조국의 자유(ETA)」가 집권여당 소속 지방의원 미구엘 블랑코 가리도(29)를 납치해 살해한 직후인 12일 오후부터 이들의 테러를 규탄하는 시위가 스페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스페인 북부 팜플로나시에서는 13일 수십명의 반ETA 시위대가 ETA의 정치조직인 「헤리 바타수나(HB)」 사무실 난입을 시도, 경찰이 고무탄과 최루탄을 발사하며 시위대를 해산했다.
가리도 의원의 고향인 에르무아에서는 수천명의 주민들이 12일 밤 HB 사무실로 몰려가 화염병 등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여 사무실이 전소됐다.
수도 마드리드에서도 이날 밤 5만명의 시위대가 시내 중앙 광장에 집결, ETA의 만행을 규탄했다.
이에 앞서 12일 낮 스페인 북부 바스크 지역 도시 빌바오에서는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총리 등이 참여한 가운데 50여만명이 ETA의 인질극을 규탄하며 가리도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3일 바스크 분리주의자들이 가리도 의원을 살해한 것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야만적인 행위』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