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회담 결산]나토,「유럽의 경찰」로 새출발

  • 입력 1997년 7월 9일 20시 07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담이 폴란드 헝가리 체코를 새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로 하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9일 폐막됐다. 구(舊)소련권인 동유럽의 3개국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로 한 합의는 NATO가 탈냉전시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성격의 기구로 변신하기 위한 새 출발을 의미하는 것이다.》 3개국의 가입절차에 대한 최종 마무리는 NATO창설 50주년이 되는 99년이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냉전 종식이후 존재목적이 흔들려온 NATO의 위상이 「지역의 안정을 담보하는 경찰세력」으로 새롭게 정립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비에르 솔라나 NATO사무총장은 마드리드가 새로운 시대를 향한 미국과 유럽의 공동출발지로 기억될 것이라면서 동서유럽의 관계에서 볼 때 이번 정상회담은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는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세력과 미국이 우선가입대상국 선정문제를 놓고 심각하게 대립하는 등 NATO내부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NATO의 군사적 주도권은 미국이 쥐고 있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국들은 미국의 독주에 불만을 품고 제동을 걸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폴란드와 헝가리 체코 3국만을 우선 가입시킨다는 미국의 입장에 맞서 프랑스 등 유럽국들은 루마니아와 슬로베니아도 가입시켜야 한다고 팽팽히 맞섰다. 결국 유럽국들이 양국의 가입문제를 99년 정상회담에서 논의하자는 선에서 양보, 문제가 일단 마무리됐다. 그러나 유럽의 방위는 유럽이 책임져야 한다는 이른바 NATO의 「유럽화」 논리를 앞세운 유럽국가와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미국의 갈등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프랑스 등 유럽국들은 정상회담에서 이탈리아 나폴리소재 남부군 사령부의 지휘권 이양을 미국에 요청했으나 미국은 이를 거부했다. 특히 프랑스는 NATO통합사령부 복귀 명분으로 NATO군지휘부에 참여해야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미국은 요지부동이었다. 따라서 프랑스의 통합사령부 복귀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은 별도 회담까지 가졌으나 결과는 NATO지휘체제 변경문제를 계속 논의키로 했다는 것뿐이었다.이와함께 NATO확대에 대한 러시아의 반감도 불식되지 않아 NATO에 커다란 짐이 되고 있다.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마지못해 정상들의 공동선언문에 서명하면서 『2차대전후 내려진 최악의 결정』이라며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마드리드〓김상영 특파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