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끼는 자명종 「이어람」,日서 선풍적 인기

  • 입력 1997년 7월 8일 20시 11분


「불황이 곧 기회다」. 「이어람」이란 아이디어상품을 개발, 해외바이어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면서 수출하고 있는 ㈜인광(대표 李在仁·이재인)에 이보다 더 적합한 말은 없다. 지난 82년 설립돼 세계 60여개국에 라이터를 수출했던 이 회사는 93년경부터 해외바이어들이 중국시장으로 발길을 돌리자 점차 경영의 어려움에 빠지게 됐다. 이때부터 사업다각화를 꾀하면서 개발에 들어간 것이 이른바 「귀에 끼는 자명종―이어람」. 보청기만한 크기의 이 제품은 시간을 맞춘 뒤 귀에 끼고 있으면 그 시간에 정확하게 알람소리가 울리는 것으로 바쁜 학생과 직장인을 겨냥한 아이디어상품. 5분과 30분 단위로 사용자가 뭔가를 해야할 시간을 정확하게 알려준다. 버스나 전철 안에서 잠시 잠을 청하고 싶을 때, 찌게를 불에 올려놓고 딴 일을 해야할 때, 새벽에 꼭 일어나야할 때, 너무 바빠 다음 일정을 잊어버리기 쉬울 때 등에 유용하다. 이미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에 특허출원을 했다. 『개발에 들어가면서 기존에 거래하던 해외바이어들에게 이런 아이디어상품이 있는데 어떠냐고 떠보았습니다. 실제로 95년 10월 제품이 나오자 기존의 바이어들이 서로 제품을 달라고 난리였습니다』 라이터를 수입해가던 바이어들이 라이터 대신에 「이어람」수입에 더 열을 올리게 된 것.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인 것은 일본 바이어들. 20여군데가 넘는 업체가 판권계약을 하자고 찾아왔을 정도. 지하철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본인들에게는 이만큼 유용한 제품도 없었던 셈. 이 제품은 일본 TV방송에도 20여차례나 소개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을 중심으로 약 1백만개가 수출돼 이 제품 하나로 45억원의 수출고를 올렸다. 미국 대만 싱가포르 캐나다 등지에서 계속 주문이 밀려들고 있지만 칩 공급이 여의치 않아 즐거운 비명. 〈박현진기자〉 ▼ 「이어람」 개발 뒷얘기 불황에 허덕이던 라이터 제조업자에서 「이어람」으로 변신에 성공한 ㈜인광의 李在仁(이재인·48)대표. 그는 지하철에서 졸다가 내릴 역을 여러번 놓친데서 이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마음놓고 졸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했죠.그렇다고 다른 사람에게 소음피해를 주는 자명종을 들고 다니는 것도 맘에 안들었어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본인만 들을 수 있게 귀에 꽂는 자명종. 전문 연구개발인력을 스카우트, 주문형칩의 설계를 끝냈다. 그러나 정작 개당 1.5달러정도의 칩을 만들어주는 곳을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없었다. 아쉽지만 대만업체에 주문을 해야 했다. 판로개척은 10여년을 라이터수출로 관계를 맺었던 해외바이어를 활용해 쉽게 할 수 있었다. 이사장은 『사업이 순탄했더라면 이 아이디어 상품을 꿈도 못 꾸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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