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날 나치 독일군이 만들었던 V2같은 강력한 로켓으로 적도 상공 3만6천㎞의 원 궤도에 물체(인공위성)를 쏘아 올릴 수 있다면, 지상에서는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대륙간 전화중계나 라디오방송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이 내용은 SF영화 「2001: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원작자인 영국 작가 아서 C 클라크(79)가 1945년 10월 「와이어리스 월드」라는 무선전문잡지에 기고한 것으로 위성통신을 세계 처음으로 제안한 것이다.
클라크는 이 글에서 「이 물체(인공위성)를 1백20도 간격으로 3개를 쏘아올리면 전 세계 통신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것까지 정확하게 설명했다.
그의 창안은 1957년 옛 소련이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Sputnik)」를 발사함에 따라 현실로 바뀌기 시작했다.
최초의 위성통신 실험은 1960년에 미국이 쏘아 올린 「에코 1호」. 이 위성은 지상에서 송출한 전파를 위성 표면의 알루미늄 박에서 반사해주는 「수동형 통신위성」이었다. 반사되어 지상으로 돌아온 전파가 너무 약해 실용성은 별로 없었다.
2년 뒤 미국 벨연구소와 항공우주국(NASA)은 「에코」위성의 단점을 보완한 「텔레스타 1호」와 「릴레이 1호」 위성을 발사했다.
이들 위성은 TV방송과 전화 중계 실험에 성공했다.
인공위성은 불과 반세기도 안되어 통신 방송 분야에 폭넓게 응용되고 있다.
제안자인 클라크조차 『내 글에 특허라도 받아둘 걸 그랬다』며 『내 생전에 인공위성이 이렇게까지 상업적으로 성공하리라고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김종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