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돈 기침하면 증시는 감기?…투자확대후 『큰손』부상

  • 입력 1997년 6월 10일 20시 22분


최근 주가 강세가 계속되자 지난달부터 주식을 대거 사들인 외국인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2일 종목별 투자한도가 20%에서 23%로 확대된 이후 지금까지 1조3천2백64억원어치의 주식을 긁어모아 증시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앞으로 외국인들이 매수세를 유지할지, 아니면 곧 손을 뺄지가 향후 장세를 좌우할 가장 큰 변수로 꼽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입된 외국인 자금중 상당부분은 국내자금이 외국에 나갔다가 역외(域外)펀드를 이용, 우회적으로 들어온 것』이라며 『주가가 오르면 매도세로 돌아설 공산이 크다』는 견해를 보였다. 5월중 역외펀드의 천국으로 알려진 말레이시아에서 들어온 돈이 외국인자금의 30%를 넘는 3천4백59억원에 이른다는 점이 그 근거라는 것. 역외펀드는 세금 등 각종 규제를 피하기 위해 다른 나라에 등기상의 본거지를 두고 있는 투자신탁으로 자금출처 조사 등을 면제받으므로 각국 투기성자금이 몰린다. 또 다른 근거는 최근 외국인들이 사들이는 주식이 각종 재료를 보유한 종목으로 바뀌었다는 것. 재무구조가 견실하고 사업전망이 밝은 우량주를 선호하는 순수 외국인들의 투자전략과는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이다. 郭泳敎(곽영교)대우증권 국제영업팀장은 『외국인 주도로 인한 최근의 주가상승은 일종의 「버블」일 가능성이 높다』고 신중론을 폈다. 그러나 朴炳文(박병문)LG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경기회복 조짐에 따라 소로스 피델리티 등 대형펀드가 한국 증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외국인 매수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반대입장을 밝혔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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