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중앙은행 독립성 『요지부동』…통화정책 「권위」수호

  • 입력 1997년 6월 8일 19시 58분


독일정부와 보유금(金) 재평가 문제로 힘겨루기를 하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독일중앙은행 분데스방크. 분데스방크는 정부가 유럽단일통화(EMU) 가입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금을 재평가하려 하자 『통화증발효과가 생기는 등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해친다』며 반대, 재평가를 내년으로 연기시킴으로써 정부에 엄청난 정치적 패배를 안겨줬다. 「독립된 중앙은행」의 모범인 분데스방크는 이자율과 통화량을 정부 간섭없이 독립적으로 결정한다. 통화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평균 2% 이하의 저인플레로 이를 위해 높은 이자율 정책을 펴고 있다. 「마르크화의 수호자」 분데스방크의 독립성은 역사적 산물이다. 1차대전 승전국들은 독일에 전쟁배상금으로 10년간 1천3백20억 마르크를 지불토록 결정했다. 독일은 이를 위해 엄청난 돈을 찍어내 1923년 한해 동안 물가가 20억배 오르기도 했다. 화폐가치안정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체험한 독일국민들은 57년 미국 연방준비은행(FRB)을 본떠 강력한 독립성을 법으로 보장하는 중앙은행을 만들기에 이른 것. 분데스방크는 통화정책에 전념하기 위해 시중은행에 대한 감독권을 갖지 않는다. 감독권은 정부기관으로 재무부장관의 감독 하에 있는 연방신용금융기관감독청(BAK)이 가지고 있다. 〈본〓김상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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