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러 소시얼리즘」인 좌파세력이 서유럽에서 부활하고 있다. 작년 이탈리아와 그리스에 좌파 단독정부가 들어선데 이어 올들어 핵심국가들인 영국과 프랑스에서 연속적으로 좌파가 선거에서 승리하는 등 서유럽의 좌파세력은 제2의 절정기를 맞았다.
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 가운데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스웨덴 포르투갈 등 6개국에 좌파 단독정부가 들어섰으며 네덜란드 덴마크 오스트리아 핀란드 등 4개국에서는 좌파가 제1당으로 연정을 구성하고 있다.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벨기에 등 3개국에서도 좌파가 소수정파로 연립정부에 참여중이다.
우파가 단독정부를 구성한 나라는 이제 독일과 스페인이 남았을 뿐이다. 서유럽의 좌파는 전통적으로 시장경제를 인정하는 등 「유러 커뮤니즘」과는 근본적으로 성격을 달리한다. 유러 소시얼리즘은 국민생활에 바탕을 둔 복지정책을 추구하고 있는 반면 유러 커뮤니즘은 마르크시즘을 기본적인 바탕으로 하고 있다. 유럽 좌파는 각국에서 여러번의 집권경험을 갖고 있어 국민들이 좌파정권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 점도 최근 좌파바람의 배경중 하나로 지적된다. 그러나 유럽에 좌파바람이 부는 가장 큰 이유는 99년 화폐통합을 위해 각국정부가 재정긴축을 단행하고 그에 따른 경기침체 실업심화 복지축소 등이 초래된데 따른 것이다. 우파정부의 보루인 독일에서마저 연정붕괴 및 조기총선설이 흘러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부에서는 유럽통합에 대한 좌파와 우파의 시각차이 때문에 각국에 한꺼번에 좌파정권이 들어선 것이 오히려 유럽의 행동통일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파리〓김상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