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업체가 2005년 세계 10위권에 진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외국전문기관 보고서가 처음으로 나왔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부설의 세계적인 산업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지난 6일 보고서를 통해 『최근 공격적인 확장전략을 펴고 있는 현대 대우 기아 등 한국업체들의 세계 10위권 진입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한국업체들이 현재 책정한 수출목표량은 상당부분 실현되기 어렵다』며 『공장증설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공장가동률은 현재의 70%에서 2000년에는 64%로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설계획에 따라 연간 4백20만대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추면 생산량은 연간 2백70만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이 보고서는 그 근거로 세계자동차시장이 현재 3천5백10만대에서 2005년에 3천9백75만대로 저속성장에 그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면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중국 등 신흥시장은 연간 12∼18%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이 시장을 누가 장악하느냐에 따라 업계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업체별로는 미국의 GM이 여전히 수위를 지키고 일본의 도요타가 독일 폴크스바겐을 제치고 3위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업체의 경우 원가절감 노력 등에 힘입어 △유럽시장에서 오는 2000년 14%(작년 11%) △미국에서 2005년 34%(작년 30%)의 시장을 차지하는 등 수출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이 연구소는 내다봤다.
한편 최근 잇따라 「오는 2005년 세계 10위권 진입」을 선언한 현대 기아 대우자동차 등의 관계자들은 처음으로 「한국업체 10위권 진입 불가론」을 편 이 보고서 내용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대우경제연구소 자동차부문 金慶燁(김경엽)연구원은 『권위있는 기관의 조사결과지만 세계 10대 메이커의 편견이 다소 들어있는 것 같다』며 『저가(低價)정책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한다면 10위권 진입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내정·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