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유럽연합(EU)을 포함한 서방측과 이란과의 외교긴장을 불러온 베를린고법의 미코노스테러사건 판결에는 독일 정보기관의 활동이 유력한 증거로 채택된 것으로 밝혀졌다. 연방정보부(BND)는 5년동안 독일주재 이란대사관을 도청해 이란지도자들이 이 사건에 연루된 것을 결정적으로 밝혀낸 것. BND는 하원의 승인아래 미코노스사건 직후부터 50여명의 정예요원을 투입, 독일주재 이란대사관의 모든 전화 팩스 텔렉스 등에 대한 사상 최대 규모의 도청을 실시해 기소자료로 제공했다고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지가 11일 보도했다.
BND의 작전명은 「밤의 안개작전」. 헌법보호청과 함께 펼쳐 친이란 이슬람교과격단체인 헤즈볼라와 레바논의 테러단체가 이란대사관과 이 문제와 관련해 대화하는 내용을 도청했다. 도청을 통해 이란정부의 고위관계자가 범행에 가담한 사람들의 이름과 증거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확보하고 증거를 채집했다. 『정보부의 도청자료 없이는 이같은 판결을 얻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도청사실을 확인했다.
이란정부도 BND의 도청 등에 맞서 14명의 비밀정보원을 독일로 파견, 대사관 총영사관 국영방송지사에 배치해 다각적인 방어전과 대독(對獨)정보전을 펼치다 판결후 즉각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도청작전을 총지휘한 인물은 「008」로 불리는 슈미트바우어총리실 장관. 그는 독일 3대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정보조정관으로 작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의 포로 및 유해송환협상을 중재했었다.
〈본〓김상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