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黃長燁(황장엽)비서 망명 6일째인 17일 주중(駐中) 한국대사관 영사부건물은 때아닌 조선족인파로 하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오전 일찍부터 모여들기 시작한 이들 조선족들은 순식간에 3백여명으로 불어났다. 그동안 취재진과 북한요원들만 득실대던 영사부건물주위에 조선족들이 대거 나타나자 서방취재진들은 이들을 카메라에 담으며 잔뜩 긴장할 정도.
이처럼 조선족들이 영사부에 몰려든 것은 영사부에 한국비자 신청수속 때문. 특히 중국에서는 이날부터 춘절휴가가 끝나고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되기 때문에 이날 영사부는 길림성 흑룡강성 요령성 등 멀리 동북3성에서 온 조선족들로 초만원을 이뤘다.
이날 요령성 대련(大連)에서 17시간의 기차여행 끝에 도착했다는 金寬俊(김관준·68)씨는 비자신청을 할 수 없게 됐다는 말을 듣고 『여기에 도착해서 황비서가 망명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여비도 충분치 않은데 어디서 자고 먹어야 할지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