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갱단 『경찰간부도 우리 하수인』

  • 입력 1997년 2월 17일 20시 15분


[홍콩〓정동우특파원] 아시아 최대의 도박도시이며 가톨릭의 아시아 전교 성지로 한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마카오가 조직범죄단에 의해 멍들고 있다. 마카오의 갱들은 경찰을 피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아예 경찰을 상대로 방화와 테러를 일삼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마카오는 공권력이 지배하는 사회가 아니라 조직범죄단인 트라이어드가 지배하는 사회라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11일 오후 6시경 마카오의 보안경찰대와 교통경찰본부가 함께 쓰고 있는 경찰청 건물 앞 주차장을 조직범죄단이 급습, 방화를 하고 달아나는 바람에 주차돼 있던 오토바이 23대가 불탔다. 또 거의 같은 시간에 마카오 항구의 한 식당밖에서는 수명의 갱단이 빈 BMW 승용차에 일제히 총격을 가해 차창을 모두 부수고 달아났으며 루아 데 브라스 다 로사 지역과 이아오 혼 지역에서도 도로에 주차해 있던 승용차와 오토바이에 대한 방화사건이 발생했다. 사업가로만 알려진 BMW 승용차 주인은 당시 식당안에서 식사중이었다. 이같은 사건은 경찰과 승용차 주인에 대한 마카오 갱단의 경고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마카오에는 카지노 관할권을 둘러싸고 갱단사이에 사활을 건 전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경찰도 이에 직간접으로 개입되어 있다는 것. 이와 관련,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지는 최근 마카오에는 갱단이 경찰보다 정보체계가 더 우수하며 일부 경찰간부는 갱단의 하수인 노릇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구나 이번 사건은 마카오의 도박왕이며 이 지역 최대의 사업가인 스탠리 호(75)가 이달 초 마카오의 경찰과 사법조직은 조직범죄를 다스리기에 너무 약하다며 조직범죄에 대해 극형을 도입해야한다고 주장한 뒤 10일만에 발생했다는 점도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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