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충돌로 공룡멸망』…美과학자들,증거발견 주장

  • 입력 1997년 2월 17일 11시 47분


거대한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한 충격으로 인해 공룡이 멸망했다는 가설의 핵심인 소행성 지구충돌설을 입증해주는 새로운 증거를 발견했다고 과학자들이 16일 밝혔다. 해저에 퇴적된 침전물의 성분을 조사해본 결과, 6천5백만년 전에 소행성이 멕시코의 유카탄 반도에 떨어져 주위 약 1백80㎞에 달하는 지역에 분화구를 형성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대서양 해저 조사 과학단장 리처드 노리스가 말했다. 미국의 국립과학재단(NSF)이 기획한 이번 조사단은 침전물 중에서 특히 소행성자체의 성분으로 여겨지는 이리듐성분의 갈색층 부분을 발견했으며 노리스 단장은 이에대해 "이같은 침전물은 이전에는 발견된 적이 없다"면서 "행성 충돌의 증거"라고 설명했다. 조사단은 지난 5주동안 특수 해저하상 시추선을 타고 美 플로리다州 동쪽 해안2천6백m 깊이의 해저 밑바닥에 90m의 구멍을 뚫어 공룡멸망을 전후한 시기의 침전물과 화석을 채취, 조사해왔다. 과학자들은 갈색층 밑에서는 행성의 지구 충돌 이전에는 건강한 해양생태계가 유지됐음을 보여주는 화석 등 침전물이 나타났으며 갈색층 바로 위에는 충돌때의 고온으로 암석이 급격히 녹아서 생긴 수정층을 발견했다. 노리스 단장은 이같은 발견을 종합, 암석질의 소행성이 충돌 시의 열과 압력으로 충돌직후 증기로 변해 주위의 암석 및 토양과 뒤섞여 공중으로 치솟은 뒤 미세한 가루형태로 지구 전역에 눈이 오듯 쏟아져내렸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이로인해 지구의 대기권이 태양열을 반사시켜 기온이 급강하, 이른바 `핵겨울'현상이 5천년동안 지속돼 공룡을 포함한 지구상 생물의 대부분이 멸종당했다는 것이다. 행성의 지구충돌로 인한 공룡멸망설은 지난 80년 美 캘리포니아대학의 지질학자 월터 알바레즈가 처음으로 주장했으며 당시에는 이 이론에 대한 지지자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지난 89년 과학자들이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서 충격으로 생긴 거대한 분화구의 존재를 말해주는 증거를 발견했으며 이후 멕시코만에서 씻겨내려간 암석부스러기들이 현재의 美 아칸소州 지역에서 발견됨으로써 행성충돌설이 추가입증됐다. 과학계에서는 지구와 충돌했던 행성은 지름이 10-20㎞로 시속 수천마일의 속도로 날아와 부딪쳐 공룡을 포함해 지구상 생물의 70%가 멸종됐으며 충돌때 방출된 에너지는 지금까지 만들어진 모든 핵무기를 동시에 폭파시켰을 때보다도 더욱 강력했을 것으로 믿고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