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지진피해 고베市 학생,고려대 특례입학 『눈길』

  • 입력 1997년 2월 11일 20시 17분


[금정수 기자] 『한국에서 열심히 공부해 이웃나라인 일본과 한일 양국의 이해증진을 위한 가교(架橋)역할을 하고 싶어요』 고려대(총장 洪一植·홍일식)가 지난 95년 일본 고베(神戶)지진때 피해를 본 일본 학생 4명을 특별전형을 통해 입학시키기로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오는 3월 입학할 이들은 남학생 1명 여학생 3명 등 모두 4명. 이중에는 재일교포 3세 여학생 2명도 들어 있다. 이들이 고려대에 입학하게 된 것은 지난 95년 4월 홍총장의 일본방문이 계기가 됐다. 당시 와세다대학의 강연초청으로 일본을 방문했던 홍총장은 고려대출신인 한 재일교포 사업가의 주선으로 지진피해 현장을 둘러볼 기회를 가졌다. 이때 교육위원회 관계자들과 만난 홍총장은 피해가정의 학생 5명에게 고려대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했던 것. 고려대는 이같은 약속에 따라 지난 96년초 4명의 학생을 민족문화연구소에 입교시켜 한국어를 가르쳤다. 고려대는 앞으로 이들에게 4년간의 등록금과 기숙사 시설을 제공하고 매달 20만원의 생활비를 줄 계획이다. 현재 일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입학을 기다리고 있다는 吳友希(오우희·19·경영학과)양은 전화통화에서 『처음에는 말도 서툴고 생활도 힘들어 엄두를 못냈지만 앞으로는 틈틈이 조상의 얼이 담긴 문화를 익혀 일본에서 한국을 알리는 전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사학과를 택한 이치마치(一町·18)도 입학지원서에 『한일간의 고대사를 체계적으로 배워 한일 양국의 참된 이해를 돕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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