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인질극]정부-반군 직접협상…타결『청신호』

  • 입력 1996년 12월 30일 11시 58분


30일로 사건 발생 13일째를 맞는 리마 日대사관저 인질극사건은 좌익 반군들의 요구조건 후퇴와 페루 정부측의 對반군 직접협상 시작으로 타결전망이 크게 밝아진 것으로 보인다. 페루 정부는 사건 발생 후 처음으로 28일 정부측 협상 대표인 도밍고 팔레르모교육장관을 日대사관저로 들여보내 투팍 아마루 혁명운동(MRTA) 반군 지도자인 네스토르 세르파와의 직접 접촉을 벌였다. 반군들은 정부측 대표와 직접협상을 가진 직후인 이날 오후 5시(현지시간)경 한국인 교포 李明浩씨(32·日미쓰비시상사 파견사원)를 비롯, 말레이시아 대사 등 인질20명을 추가로 풀어줬다. 이로써 일본 대사관저에 억류중인 인질은 1백3명에서 83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와 반군간 중재역을 맡아온 미첼 미니그 페루 적십자 총재는 29일 정부와 반군간 직접협상을 매우 긍정적인 사태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반군들과 만난 팔레르모 교육장관도 양자간 직접접촉이 평화적 사태해결의 길을 찾아줄 것이라고 지적하고 『사건 종식을 향한 진전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반군들도 수감 동료 전원 석방을 내건 당초의 요구조건에서 후퇴하고있으며 안전한 퇴로를 희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성명을 발표, 현재의 대치국면을 타개할 의향이 있음을 시사했다. 반군측은 성명에서 『대화를 통해 사태를 타결, 관저에서 물러날 용의』를 강조하면서 페루 국민들에게 『감옥 내부 상황과 수감 반군들의 가족들에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주시해 줄 것』을 촉구했다. 성명은 정부측과 평화협약을 맺을 수 있기를 희망했으나 당초 주장해온 수감동료 석방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독일에 있는 MRTA의 한 대변인은 이와 관련, AFP통신에 『협상에 있어 우선 순위는 바뀔 수 있으며 모든 요구조건들을 관철할 수 있는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반군들은 29일 관저 유리창에 『우리 투사들은 마땅히 자유를 얻어야한다』 『수감 동료들은 인간적 대우를 받지못하고 있다』는 등의 쪽지를 내붙이는 한편 30,31일 이틀간 억류 인질들과 가족들간의 서신 왕래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이번 사태에 쏠린 관심을 유지하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을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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