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저公-심프슨부인 나치협력…英비밀문서서 밝혀져

  • 입력 1996년 12월 5일 20시 12분


「런던〓李進寧특파원」 사랑을 위해 왕관을 버린 「애정의 주인공」으로 미화되고 있는 영국의 에드워드8세(윈저공)와 미국인 부인 월리스 심프슨이 나치의 협력자였다는 사실이 최근 공식 확인됐다. 영국 외무부가 지난 3일 공개한 공공기록보관소의 비밀문서들은 윈저공이 나치의 협조로 영국에 노동당정부를 구성, 왕이 되려는 꿈을 갖고 있었으며 심프슨부인은 여왕이 되기위해 나치와 비밀협상까지 벌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윈저공이 나치협력자로 활동했다는 사실은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어느 정도 알려진 얘기지만 심프슨부인의 나치협력 사실이 밝혀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역사가들은 그동안 윈저공이 심프슨부인의 영향으로 나치에 협력했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가져왔었다. 1940년 7월 독일 점령지인 체코슬로바키아의 한 정보원이 영국외무부로 보낸 한 비밀문서는 윈저공과 심프슨부인의 나치와의 관계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문서는 『프라하의 독일호민관 측근과 긴밀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심프슨부인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영국여왕이 되고 싶어하고 있으며 나치는 이를 위해 6월 27일부터 그와 비밀협상을 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문서는 또 『나치는 윈저공을 내세워 영국에 야당정부 구성을 꾀하고 있으며 나치가 런던을 침공할 경우 (지금의) 조지6세는 자진해서 왕위를 양위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스페인의 한 정보원이 영국외교관들에게 전한 또 다른 비밀보고서는 윈저공은 영국에서 혁명이 일어나 조지6세가 왕위를 내놓게 되고 새로 들어서는 노동당정부는 자신을 다시 왕으로 옹립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1936년 심프슨부인과의 결혼을 위해 왕위를 양위한 윈저공은 당시 그녀와 함께 중립국인 포르투갈로 갔으며 영국정부는 나치가 윈저공을 꼭두각시 왕으로 만들기 위해 공작을 벌일지도 모른다고 늘 우려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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