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돌 이래서 지지한다』…재미교포 美대선 지상논쟁

  • 입력 1996년 10월 30일 20시 37분


96년 미국 대통령선거는 2백만 재미(在美)한국인의 삶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민 규제, 사회복지 혜택의 감소, 소수민족에 대한 우대 축소 움직임 등으로 한인사회는 어느 때보다 대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나는 왜 이 후보를 지지하는가」. 교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본다.〈워싱턴〓李載昊특파원〉 ▼ 클린턴 지지 ▼ 나는 클린턴대통령에게 귀중한 한표를 던지겠다. 누가 뭐라고 해도 그는 미국 경제를 회복시킨 공로자다. 전임자인 공화당의 부시대통령 때 미국경제는 1930년대 대공황이래 가장 심각한 침체를 보였다. 이로 인한 한인들의 고통은 극심했다. 도산하는 사람이 속출했고 심지어 주택을 강제 차압당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런 어려움은 클린턴의 집권과 함께 해소됐다. 물론 100% 만족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다시 희망을갖고 일터로 나갈수가 있었던것이다. 클린턴은 비교적 일관된 복지정책의 옹호자다. 공화당은 균형예산 달성이라는 명목하에 각종 복지프로그램의 전면적인 삭감을 서둘러 추진함으로써 소수민족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대한 방파제 역할을 클린턴이 하고 있다. 이민의 문(門)을 서서히 닫으려고 하는 공화당에 맞서 싸우는 사람도 민주당의 클린턴이다. 공화당의 보브 돌후보는 개인의 책임과 자유경쟁을 강조한다. 물론 틀린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경쟁이란 대등한 조건하에서 가능한 것이 아닌가. 전통적으로 미국의 군수산업과 대기업의 이익을 옹호해온 공화당이 소외받고 정치적으로 조직화되지도 못한 소수민족들을 향해 「책임」과 「자유경쟁」을 강조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미국에 진정한 의미의 경제 정의가 서지 않고서는 우리 같은 소수민족들은 영원히 주변적인 존재로 그치고 만다. 클린턴이 갖고 있는 많은 약점에도 불구하고 그가 공화당보다는 경제정의의 실현에 더 노력하고 있다고 믿기에 그를 지지하는 것이다. <崔 炳 根 △48세, 워싱턴 거주 △전 워싱턴한인협회 회장 △재미 한인권익옹호위원회 이사장 △M&T사 대표> ▼ 돌 지지 ▼ 보브 돌후보를 지지한다. 공화당과 그의 정책은 「건강한 미국의 재건」이다. 그가 제시한 15% 세율 인하를 한번 보자. 클린턴정부가 큰 정부를 지향하면서 중산층에 무리한 세금을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적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미국의 고질적인 병폐다. 돌의 세율 인하 공약은 재투자를 북돋움으로써 경제를 회생시킨다. 경제가 회생되면 일자리가 늘어난다. 대부분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인들에게는 그만큼 사업기회가 늘어나는 것이다. 물론 사회복지 혜택의 축소안은 흑인을 상대로 자영업을 해온 한인들에게는 당장은 불이익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이익이다. 사회복지제도는 그것이 악용되고 있다는데에 문제가 있다. 장애인이나 노약자가 아닌데도 일하지 않고 정부에 의지하려고 드는 사람들이 있어 미국이 쇠퇴하고 있는 것이다. 일하지 않고도 살 수 있다는 것은 궤변이다. 한인들은 부지런해서 결코 정부에 손을 벌리지 않는다. 남에게 의존하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하는 한인들은 다른 소수민족들 보다 빨리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해 왔고 또 성취할 것이다. 한국의 안보를 놓고 보더라도 역대 공화당정권은 한국에 무척 호의적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의 카터정권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해 파문만 일으켰었다. 클린턴정부의 대북(對北)정책 역시 한국과의 공조를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하지만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는 데에만 급급하고 있다. <崔 英 敦 △40세, 애틀랜타 거주 △변호사, 조지아주 州하원의원 출마 △94, 95년 「자랑스런 애틀랜타인」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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