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간한 걸로는 역부족” 동탄-수지 등 규제지역 확대 가능성

  • 동아일보

[靑, 연내 보유세 인상 공식화]
靑정책실장 ‘부동산 안정화 카드’ 시사
“현금 가진 사람들 움직일 가능성 커”… 내달 세제 개편, 고강도 규제 시사
초고가-비거주 1주택 보유세 강화… 양도세 장특공제 혜택은 줄일듯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아파트 매매 등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며 주택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강화를 시사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아파트 매매 등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며 주택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강화를 시사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세금을 내고도 남는 장사라는 확신이 생기면 어지간한 규제로는 역부족일 수 있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20일 페이스북에 부동산 보유세와 양도세 조정 필요성을 강조한 뒤 “그것만으로 충분할까”라고 반문하며 이같이 밝혔다. 보유세 인상을 넘어 반도체 호황으로 풀린 시중 자금이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차단하기 위한 고강도 추가 규제 필요성을 내비친 것이다. 정부가 다음 달 말 세제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부동산 세제 전반을 손질 중인 가운데 규제지역 확대 등 대대적인 추가 규제가 가시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하반기 현금 가진 사람들 움직일 가능성 커”

김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명목 10% 후반 경제의 환희, 낯섦, 그리고 두려움’이라는 제목의 3900여 자의 글에서 “돈은 결국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경향을 반복해 왔다”며 부동산 과세 정상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올해 1분기(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3.8% 늘어난 반면,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13.2% 늘어난 점을 거론하며 반도체 호황으로 풀린 시중 자금이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우려한 것. 김 실장은 “상반기 실적이 확정되고 성과급 규모가 가시화되면 사람들 마음속에 조금씩 ‘올해는 정말 다르구나’라는 확신이 자리 잡기 시작할 것”이라며 “명품 소비가 살아나고 선호 지역의 부동산 매수 심리도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할 수 있다. 진짜 고비는 연말과 내년 초”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이에 더해 “이번엔 빚을 내는 사람들이 아니라 현금을 가진 사람들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세제 개편만으로는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리도 마찬가지”라며 “중동 정세가 안정되고 원화가 정상 수준을 되찾는다면 수입물가 압력은 다소 진정될 수 있다 해도 높은 명목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지금의 금리 수준이 영원히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부동산 보유세 등 세제 개편은 물론 추가적인 부동산 안정화 카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반도체 호황에 따른 시중 유동 자금 확대가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신호는 이미 곳곳에서 뚜렷해지고 있다. 경기 화성시 동탄구 등 ‘삼전닉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이 많이 사는 이른바 ‘셔세권’(셔틀버스+역세권)은 최근 아파트 매매가격이 급등하고 거래량도 늘고 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비 올해 들어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동탄구(9.57%)에 이어 안양시 동안구(9.30%), 용인시 수지구(9.03%) 등으로 모두 ‘셔세권’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이에 토지거래허가구역과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이 기존 서울 전역과 경기 남부 12개 지역에서 최근 거래량이 증가하는 ‘셔세권’ 지역 등 수도권 다른 지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 기정사실화된 보유·양도세 인상

이재명 대통령에 이어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실장까지 부동산 세제 개편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다음 달 보유세, 양도세 인상이 세제 개편안에 포함되는 것은 사실상 기정사실화됐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면서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초고가·비거주 1주택에 대한 보유세 인상과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 등이 세제 개편안에 담길 가능성이 거론된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도 세제 개편안에 담길 유력한 방안 중 하나로 꼽힌다. 주택 공시가격에서 각종 공제를 뺀 뒤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적용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인상되면 별도 법개정 없이도 종합부동산세가 인상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종부세 중과세율 적용 대상을 현행 3주택 이상에서 2주택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초고가 주택에 대한 과세 강화를 위해 종부세 과표 구간을 세분화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비거주 1주택 보유자의 세제 혜택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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