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피 시대] 美 빅테크들, AI 시설투자액 확대
반도체 투톱-인프라 수혜 확산… 장비 생산 한미반도체 올 209%↑
韓銀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변수, 단기과열 우려에 ‘공포지수’ 껑충
코스피가 6일 종가 기준으로 올해 들어서만 3170포인트 뛰며 7,000까지 돌파한 가장 큰 원동력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유동성 확대다. 알파벳(구글) 등 미국 빅테크 4곳이 AI 분야를 포함한 연간 시설투자액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전력 관련 국내 기업 실적과 주가가 함께 오른 덕분이다. 해외 투자은행(IB)과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연내 코스피가 8,000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중동 정세 불안이 계속 이어지면서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한국은행이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 금리 인상 검토를 예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기준 금리가 오르면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예·적금이나 미국 증시 등으로 이동하며 코스피도 조정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
● 반도체에서 AI 인프라 전체로 온기 확산
칠천피(코스피 7,000) 시대의 1등 공신은 반도체다. AI 모델 학습과 연산 처리를 위한 빅테크 데이터센터의 핵심 재료인 반도체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코스피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급등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는 121.85%, SK하이닉스는 145.93% 각각 뛰었다. 6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26만 전자’에 올랐고 SK하이닉스는 ‘160만 닉스’에 안착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우선주 포함)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시총 비중은 47.02%로 올해 1월 2일(37.38%)보다 9.64%포인트 올랐다.
이는 반도체 실적 개선 덕이다. 올해 삼성전자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57조23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배로 증가했고, SK하이닉스도 37조6100억 원으로 같은 기간 5배로 뛰었다. 반도체 ‘투 톱’이 미국 빅테크 수준의 실적을 증명하자 ‘반도체 대형주는 지금도 가격이 싸다’는 투자 심리가 확산하며 상승세가 이어진 것이다.
코스피가 5,000을 돌파한 올 1월만 해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 실적에만 의존한 상승세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국내 주요 상장사의 1분기 실적 발표 이후에는 반도체 투 톱 외에도 AI 인프라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의 오름세도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 후공정 장비를 생산하는 한미반도체는 연초 대비 209.65% 뛰었고,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기판을 만드는 이수페타시스도 27.18% 올랐다. 국내 변압기 주요 3사인 HD현대일렉트릭(+79.46%), LS일렉트릭(+242.93%), 효성중공업(+158.11%) 등의 상승세도 가파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중동 정세 불안에도 AI 관련 투자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며 “이를 계기로 코스피 주요 상장사의 실적이 뛰며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 “코스피 1만, 불가능하진 않을 것”
글로벌 IB들과 국내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연내 8,000을 넘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6일 종가(7,384.56) 기준으로 8.33%만 더 오르면 팔천피(코스피 8,000) 달성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기준으로 한국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세계 8위로 집계됐다. 최근 영국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7위는 캐나다였다.
미국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이미 코스피가 최대 8,5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선 연내 코스피 최대 전망치를 8,000 이상으로 잡은 증권사는 신한투자증권(8,600), 하나증권(8,470), 삼성증권(8,400) 등이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투자가 확대되면 장기적으로 코스피가 1만까지 가는 것이 터무니없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전망치를 높이는 이유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 톱을 포함한 코스피 주요 상장사의 향후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KB증권은 올해 삼성전자 연간 이익을 335조 원, SK하이닉스는 251조 원으로 각각 추정했다. 반도체 투 톱의 합산 연간 영업이익은 576조 원으로 전년(90조8000억 원) 대비 6.3배로 불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 한은 기준 금리 인상 신호는 변수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점은 올해 하반기(7∼12월) 코스피 상승세의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이달 28일 예정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신호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기준금리가 올라도 코스피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등 세계 증시의 변수는 최근 ‘유동성 확대’에서 주요 기업의 실적 개선 장세로 전환됐다”라며 “결국 기업의 성과에 따라 주가지수가 좌우될 것”이라고 짚었다.
시장 일각에선 단기 과열 우려가 나온다. 3월 말까지만 해도 5,000 선을 위협받다가 불과 한 달여 만에 7,400 선 가까이로 급등한 만큼 단기 조정 압력도 거세진 것이다. 단기 급등에 따른 불안감이 커지면서 이날 ‘한국형 공포 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전장 대비 7.52% 급등한 60.07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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