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 여파로 시장 금리가 뛰고 있다.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단이 3년 5개월 만에 7%를 넘었다.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가 시장 금리를 밀어 올리는 상황이다. 금리가 낮을 때 무리하게 빚을 낸 가계나 기업들은 금리 추가 상승까지 대비한 위험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 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고정금리는 27일 기준 연 4.4410∼7.010%로 집계됐다. 대출 금리 산정 기준인 5년 만기 은행채 금리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지난달 말 이후 0.547%포인트 올랐기 때문이다. 변동금리 주담대나 신용대출 금리도 뛰고 있다. 신규로 대출을 받거나 대출 계약을 갱신할 때 이전보다 높은 이자를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한국의 가계 빚은 지난해 말 2000조 원에 육박했다. 이 빚의 절반 이상은 부동산 관련 대출이다. 더구나 증시가 호황을 보여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을 끌어다 쓴 ‘빚투(빚내서 투자)’도 늘었다. 금리가 오르면 이들 ‘빚투’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투자)’ 투자자의 이자 부담은 커진다.
문제는 시장 금리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다. 은행권에선 지난해 말 금리 하락기가 사실상 끝났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다 올해 중동 사태까지 터지면서 국채 등 채권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중동 위기가 단기에 진정되면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내려 경기 침체에 대응할 수 있지만, 고유가가 장기화하면 인플레를 잡기 위한 조기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
금리 상승기에 최우선 재테크는 빚부터 줄이는 일이다. 한국은 변동금리 주담대 비중이 35%를 차지한다. 고정금리 주담대라고 해도 5년 후 갱신해야 하거나 변동금리가 적용된다. 금리가 오르면 차주의 고통도 함께 커지는 구조다. 경제 규모에 비해 과도한 가계대출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 때 올리지 못하게 하는 ‘부채의 덫’이 될 수 있다. 금융당국은 금리 상승기에 대출 부실이 금융시스템과 실물경제로 전이되지 않도록 건전성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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