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이미 초고령사회로 접어들고 있고 이에 따라 노화성 난청 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40% 이상이 노화성 난청을 앓는다.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넘기기 쉽지만, 최근 연구에서 난청이 치매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조절할 수 있는 위험 인자’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적극적인 청각 재활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난청이 진행될수록 치매, 우울증, 낙상 위험도 함께 커진다. 이는 난청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는 경고다.
고도 난청에서 보청기로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할 때, 달팽이관에 전극을 삽입하는 인공와우 수술이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다. 많은 이들이 인공와우 수술을 어린아이들만의 치료법으로 알고 있지만, 성인, 특히 고령 난청 환자에게도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여줄 수 있는 핵심 청각 재활 방법이다. 필자 역시 인공와우 수술을 시행하며 소아뿐 아니라 성인 고령 환자 중에서도 치료 효과가 뛰어남을 확인해 왔다.
필자 연구팀이 동일한 표준 전극(얇은 와우축 전극)을 사용해 일측과 양측 인공와우 수술의 결과를 비교한 연구가 최근 국제 저명 학술지에 게재 승인을 받았다. 이 연구에서 양측 인공와우를 이식한 성인 환자는 한쪽만 수술한 환자보다 소음 속 어음 변별 능력은 물론, 조용한 환경에서의 어음 변별 능력까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다. 더 주목할 점은 이 ‘양이 인공와우의 우월성’이 연령과 무관하게 성인 전 연령대에서 일관되게 확인됐다는 것이다. 60~70대 노인이라도 양쪽 귀에 인공와우를 이식하면 한쪽만 했을 때보다 조용한 곳에서도 시끄러운 곳에서도 훨씬 더 잘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인공와우 수술을 원하는 고령 환자 중 상당수는 전신마취에 대한 걱정으로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 연구팀이 2021년부터 4년간 980명의 성인 인공와우 수술 환자를 분석한 결과, 17개 귀 중 16개(94%)에서 합병증 없이 수술을 완료했으며, 80세 이상의 초고령 환자도 다수 포함됐다. 심장 질환·미토콘드리아 이상 등으로 전신마취가 어려운 환자나 인지 기능 저하가 걱정되는 고령 환자에게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연구는 국제저명학술지에 게재됐다.
양측 인공와우 수술 역시 국소마취로 시행할 수 있다. 성인 난청이나 노화성 난청을 세월의 흔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아도 ‘두 귀에 인공와우’와 ‘국소마취 수술’이라는 새로운 선택지가 있는 셈이다. 청각 재활은 빠를수록 효과적이므로, 더 늦기 전에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치료 방법을 찾기를 권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