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데우는 생강, 효능 높일 음식 궁합[정세연의 음식처방]

  • 동아일보

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찬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속이 냉해지는 사람이 있다. 손발이 차고 식후에는 속이 더부룩하며 몸이 무겁게 가라앉는다. 이런 사람들에게 흔히 권하는 음식이 생강이다. 생강은 몸을 데우고 혈액 순환을 돕는 대표적인 식재료다. 그런 생강은 어떤 음식과 만났을 때 더 좋은 힘을 낸다.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효능을 배가시키는 궁합이 있는 것이다.

가장 먼저 떠올려 볼 조합은 식초다. 생강은 보통 달콤한 음식과 함께하는 이미지가 강하다. 설탕을 뿌린 생강편이나 꿀에 절인 생강차가 그렇다. 하지만 생강은 단맛보다 신맛과 만났을 때 좋은 궁합을 이룬다. 자연발효 식초는 그 자체로 몸의 균형을 돕는데, 생강과 함께하면 혈액 순환에 시너지를 낸다. 생강은 혈관을 확장해 흐름을 돕고, 식초는 정체된 혈액을 풀어 준다. 혈관과 혈액이 동시에 움직이니 순환이 한층 부드러워진다. 느끼한 음식을 먹을 때 생강을 채 썰어 식초에 살짝 무친 생강채나 초생강을 곁들이면 좋은 이유다.

속이 자주 더부룩하다면 생강에 귤껍질을 더해 보자. 생강 속 진저롤 성분은 위액 분비를 돕고 위장의 연동 운동을 촉진한다. 위장 속에 소화되지 않은 음식이 오래 머물면 위는 쉽게 움직이지 못한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상태를 ‘식적’이라고 부른다. 이때 도움이 되는 것이 귤껍질이다. 잘 말린 귤껍질은 ‘진피’라는 약재로 쓰일 만큼 소화를 돕는 힘이 있다. 귤껍질이 위장에 쌓인 찌꺼기를 정리해 주고, 생강은 멈춘 위를 다시 움직이게 한다. 생강 두세 조각에 말린 귤껍질을 조금 넣어 끓인 차 한 잔이 식후의 묵직함을 덜어 준다.

기운이 없는데 몸이 자꾸 냉해지는 사람에게는 대추가 생강의 짝이 된다. 생강이 몸의 흐름을 움직이는 음식이라면, 대추는 기운을 채워 주는 음식이다. 순환은 강하지만 체력이 약한 사람이 생강만 먹으면 오히려 힘이 더 빠질 수 있다. 이때 대추를 함께 넣으면 균형이 맞는다. 생강이 움직이게 하고 대추가 채워 주기 때문이다. 생강과 대추를 넣고 끓인 ‘강조탕’은 오래전부터 기운이 없고 몸이 차가운 사람에게 쓰이던 차다. 대추는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작용도 있어 두근거림이나 불면이 있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

손발이 유난히 차고 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이라면 계피를 곁들이자. 생강이 몸의 중심을 따뜻하게 한다면 계피는 말초까지 온기를 전달한다. 안에서 불씨를 지피는 생강과, 그 열을 손끝 발끝까지 보내는 계피가 만나면 몸이 한층 따뜻해진다. 감기 기운이 올라올 때 생강과 계피를 함께 달여 마시면 몸이 서서히 데워지면서 감기가 물러나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음식의 힘은 때로 이런 작은 궁합에서 나온다. 몸을 따뜻하게 하는 생강도, 소화를 돕는 귤껍질도, 기운을 채우는 대추도, 열을 퍼뜨리는 계피도 각자의 역할이 있다. 이들이 서로를 만나면 그 힘이 더 부드럽고 깊어진다. 몸을 돌보는 일은 거창한 약을 찾는 데서 시작되지 않는다. 익숙한 재료들을 어떻게 함께 두느냐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오늘 물 한 잔을 끓여 마실 때 생강 몇 조각에 다른 재료 하나를 더해 보자. 몸이 조금은 더 따뜻하게 움직이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정세연 한의학 박사는 음식으로 치료하는 ‘식치합시다 정세연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유튜브 ‘정세연의 라이프연구소 채널’을 통해 각종 음식의 효능을 소개하고 있다. 3월 기준 채널 구독자 수는 약 111만 명이다.

※정세연 원장의 ‘염증 잡는 생강, ‘이것’과 먹으면 놀라운 일이 생깁니다’ (https://youtu.be/KGaDq4z3gM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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