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심장도 함께 뛴다”던 의료선교 역사 한눈에

  • 동아일보

김정석 대표회장 등 한교총 지도부
강원 근대 기독교 문화유산 탐방
캐나다 출신 홀, 크리스마스실 첫 도입

셔우드 홀 선교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정석 한교총 대표회장. 김 대표회장은 “홀 선교사는 스파이 혐의로 일제에 의해 강제 추방됐고, 캐나다에서 생을 마쳤다”며 “이후 유언에 따라 1992년 아버지(제임스 홀)가 묻힌 서울 마포구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에 함께 묻혔다”고 설명했다. 고성=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셔우드 홀 선교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정석 한교총 대표회장. 김 대표회장은 “홀 선교사는 스파이 혐의로 일제에 의해 강제 추방됐고, 캐나다에서 생을 마쳤다”며 “이후 유언에 따라 1992년 아버지(제임스 홀)가 묻힌 서울 마포구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에 함께 묻혔다”고 설명했다. 고성=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캐나다 출신의 의료 선교사 셔우드 홀(1893∼1991)은 평소 ‘나의 청진기로 조선 사람들의 심장을 진찰할 때면 내 심장도 조선과 함께 뛴다’고 했습니다. 결핵 퇴치를 위해 국내에 크리스마스실(seal)을 처음 도입한 분이기도 하지요.”(김정석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부활절(올해는 4월 5일)을 앞두고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지도부가 9, 10일에 고성과 원주 등 강원 지역 근대 기독교 문화유산 탐방에 나섰다. 강원은 험준한 지형 탓에 복음 전파는 늦었지만, 지역 교회들을 중심으로 의료, 교육, 농촌 계몽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이번 탐방에는 김 대표회장을 비롯해 김철훈 한교총 사무총장, 홍승표 한국기독교역사학회 연구이사(목사) 등이 함께했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고성 ‘화진포 셔우드 홀 문화센터’는 2대에 걸쳐 한국에서 의료 선교에 헌신한 홀과 그의 일가를 기리기 위한 곳이다. 홀 선교사는 평양에서 환자를 치료하다 병에 걸려 숨진 윌리엄 제임스 홀(1860∼1894)과 한국 최초 맹아학교와 한글 점자 등을 만든 로제타 셔우드 홀(1865∼1951) 의료 선교사 부부의 아들로 한국에서 태어났다. 이후 미국과 캐나다에서 공부한 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1928년 국내 최초의 근대식 결핵 요양원인 ‘해주 구세 요양원’을 설립하는 등 헌신했다. 지금은 ‘김일성 별장’으로 알려진 인근 ‘화진포 성(城)’은 홀이 선교사들의 휴양을 위해 지은 것이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내에 있는 모리스 선교사(1869∼1927) 사택은 강원 지역의 의료선교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1918년 건립된 서양식 2층 건물로, 지금은 서미감병원 등 원주 지역 의료·복음 선교의 발자취를 담은 의료사료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1913년 미국북감리회 선교부가 설립한 서미감병원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의 모체. 기금 일부를 스웨덴감리교회에서 기부해 당시 스웨덴의 한자 이름인 ‘서전(瑞典)’과 미국 감리교회의 이름을 따 서미감병원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이 열렸던 강릉 아이스 아레나 바로 옆에 있는 강릉중앙감리교회에서는 강릉 지역 3·1운동의 구심점이었던 안경록 목사(1882∼1945)의 발자취를 만날 수 있다. 안 목사는 1911년 ‘105인 사건’으로 체포돼 고초를 겪은 인물. ‘105인 사건’은 일제가 데라우치 총독 암살 미수라는 허위 사건을 날조해 국내 최대 비밀결사 조직인 신민회를 탄압한 사건이다. 1913년 출소 뒤 강릉에서 목회 활동에 전념하던 안 목사는 1919년 3·1운동이 터지자, 사람들을 규합해 시위를 주도하다 일본 경찰에 붙잡혀 옥고를 치렀다.

김 대표회장은 “1885년 부활절 새벽, 아펜젤러와 언더우드 선교사의 입국으로 시작된 한국 기독교는 우리 사회의 교육, 의료, 독립운동 등에 이르기까지 깊은 영향을 미쳤다”며 “과거를 통해 오늘을 비추는 것은 더 나은 대한민국과 한국교회를 만드는 데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선교#셔우드 홀#한국기독교총연합#강원 기독교문화유산#결핵 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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