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신세계, 백화점 VIP 인프라 활용…유통과 여행을 잇는 신세계 유니버스 확장
RXC의 프리즘(PRIZM), 여행을 콘텐츠로 재해석…큐레이션으로 2539세대 공략
하나투어·모두투어, 저가 출혈 경쟁 탈피…수익성 중심으로 체질 개선 본격화
개인의 취향과 정체성이 세분화되는 시대다. 이제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나 휴식을 넘어, 희소하고 특별한 시간을 점유하는 차별화된 경험으로 진화했다. 뉴미디어의 발달로 오늘 내가 떠난 여행이 곧 콘텐츠가 되고, 이를 공유하며 만족감을 극대화하는 현상이 보편화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행의 경험화’ 트렌드에 대응하여 시장은 두 갈래로 재편되고 있다. 유통 및 전통 여행업계의 강자들은 구매력이 높은 고연령층을 타겟으로 프리미엄 상품을 강화하는 반면, 신생 플랫폼들은 트렌드에 민감한 25~39세 MZ세대를 공략하며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신세계는 백화점 VIP라는 핵심 자산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큐레이션 여행 플랫폼 ‘비아신세계’를 론칭했다. 이들의 핵심 전략은 ‘돈으로도 쉽게 살 수 없는 희소한 경험’의 상품화다. 쇄빙선을 타고 떠나는 북극 탐사나 정원 디자이너와 관람하는 첼시 플라워쇼 관람 등 기존 여행사에서 접하기 힘든 초프리미엄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워 차별화를 시도했다.
나아가 온·오프라인 채널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고객 경험의 밀도를 높였다. 부산 센텀시티와 강남에 오프라인 창구 ‘트래블 컨시어지’를 마련해 맞춤형 여행 설계를 지원했다. 또한 CJ온스타일과의 협업을 통해 인당 최대 1700만 원에 달하는 스위스 여행 상품을 선보이며 판매 채널을 다각화했다. 특히 출발 전 프리뷰 여행 아카데미부터 공항 의전까지 이어지는 엔드투엔드(E2E)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단순 관광을 넘어선 대체 불가능한 고품격 라이프스타일 경험을 제공한다.
이를 바탕으로 신세계는 백화점과 여행을 잇는 독자적인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여행 상품 구매액을 백화점 VIP 실적으로 인정하고, 앱·제휴 카드 연동을 통해 소비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며 고객 로열티를 강화했다. 이는 단순 유통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신세계 유니버스의 확장 전략으로 분석된다.
엔데믹 이후 전통 여행사들은 과거의 저가 출혈 경쟁에서 탈피해 프리미엄 중심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 하나투어는 ‘하나팩 2.0 프리미엄’을 통해 승부수를 띄웠다. 노팁·노쇼핑 정책은 기본이며, 전담 상담사가 서류 작성부터 공항 수속까지 돕는 밀착 케어 시스템을 도입한다. 이는 여행의 전 과정을 세심하게 관리하여 고연령 고객이 오직 여행의 본질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모두투어 역시 프리미엄 브랜드 ‘하이클래스’를 론칭하며 해외를 넘어 제주, 울릉도 등 국내 여행까지 고급화 전략을 확장했다. 2명만 모여도 출발하는 프라이빗 투어·벤츠 스프린터 이동·5성급 숙박 등을 결합해 압도적인 퀄리티를 보장한다. 이는 로컬 명소와 미식을 깊이 있게 즐기려는 4050 세대 및 가족 여행객에게 여행의 품격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충성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고급화 전략은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며 그 유효성을 입증했다. 하나투어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했음에도, 영업이익은 163% 증가했다. 모두투어 또한 매출 감소 속에서도 당기순이익 67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기존 강자들이 안정적인 프리미엄화를 꾀하는 사이, RXC의 리테일 미디어 플랫폼 ‘프리즘(PRIZM)’은 완전히 새로운 문법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프리즘은 소비보다 경험 가치를 중시하는 2539세대에 주목했다. 이를 위해 단순 숙박 상품 나열을 넘어 브랜드와 상품을 재해석하는 독보적인 기획력과 큐레이션으로 시장을 선도했다.
프리즘은 고감도 영상 콘텐츠와 고화질 현장 라이브 콘텐츠를 결합한 프로모션을 통해, 특급 호텔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에게 최적의 선택지를 제공했다. 그 결과 프리즘은 특급 호텔 및 여행 분야에서 다수의 성과를 기록했다. 이달 진행한 ‘더 시에나 프리모&더 시에나 리조트 프로모션’은 미식과 휴식 경험을 결합한 고품격 호캉스 상품으로 총 110억 원 이상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그랜드 하얏트 서울 라이브는 단 1시간 만에 거래액 60억 원이라는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이러한 성공 공식은 해외여행 프로모션 ‘인트립(IN trip)’으로 확장됐다. 인트립은 선호도 높은 해외 휴양지의 프리미엄 상품을 엄선해 소개하는 프로모션이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두바이 여행 라이브는 1시간 만에 거래액 40억 원의 거래액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를 통해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아우르는 큐레이션 역량을 입증하며 글로벌 플랫폼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이러한 전략은 누적 가입자 100만 명, 평균 객단가 150만 원이라는 국내 이커머스 기업 중 독보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최근 1년 새 거래액은 3배 이상 성장하고 손실 규모는 절반 이하로 줄이며 2025년 기준 거래액 1500억 원을 돌파했다. 그 결과 최근 플랫폼 투자 한파 속에서도 지난 1월 7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유치에도 성공하며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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