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보다 강한 2차병원] 〈5〉 국립암센터
진료의뢰서 필요 없는 암 전문 병원… 상급병원 대비 수술료 10~20%↓
전국 첫 양성자 치료… 18년간 임상
올해는 첨단 세포 처리실 문 열어… 육종암-췌장암 등 치료법 연구 꾸준
국립암센터는 2007년 국내 최초로 양성자 치료기를 도입해 지금까지 11만7841건의 양성자 치료를 시행했다. 2027년엔 최신 기술이 적용된 국내 최고 수준의 차세대 신형 양성자 치료기가 도입돼 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의료진이 암 환자에게 양성자 치료를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국립암센터 제공
암 치료라고 하면 바로 떠오르는 병원이 있다. 바로 국립암센터다. 그러나 국립암센터가 진료의뢰서 없이 찾을 수 있는 2차 병원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3차 병원인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받으려면 신생아 중환자실, 분만실 등을 갖춰야 하지만 국립암센터는 암 치료와 연구라는 특수목적으로 설립된 곳이라 일부 시설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국내의 많은 암 환자들은 국립암센터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수준 높은 암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상급종합병원에 비해 10∼20% 정도 수술료나 진료비가 낮다”면서 “국립암센터가 처음 세워질 때 박재갑 초대 원장의 신조는 ‘암 환자면 누구든 쉽게 올 수 있게’였다. 그런 이유로 문턱을 낮춘 것”이라고 말했다.
● 선도적 암치료 도입, 첨단 치료 모델 선도
국립암센터는 양성자 치료와 다학제 진료, 첨단 세포치료실 등 첨단 치료시스템을 다른 대학 병원보다 앞서 도입했다. 2007년에는 국내 최초로 양성자 치료기를 도입해 18년여의 임상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까지 양성자 치료 시행 건수는 11만7841건이다.
양성자 치료는 최근 주목받는 중입자 치료처럼 체내 일정 깊이에 있는 종양 부위에서 에너지를 발산하고, 그 즉시 멈추도록 정교하게 조절된다. 이를 통해 종양 앞뒤 정상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장점이 있다. 중입자 치료는 비급여로 치료비가 비싸지만, 양성자 치료는 2015년 9월부터 유방암, 전립샘암 등 일부 암을 제외하면 대부분 건강보험을 적용해 치료비 부담을 줄였다. 2027년에 최신 기술이 적용된 국내 최고 수준의 차세대 신형 양성자 치료기가 도입될 예정이다.
최근 혁신적인 치료로 주목받는 면역세포치료제, 즉 CAR-T 세포 치료제를 적용할 수 있는 첨단 세포 처리실을 올해 초 개소했다. 첨단 세포 처리실로 인해 환자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의료진이 재발성 악성 뇌종양 환자 6명을 대상으로 CAR-T 세포 치료를 시행한 임상 1상 결과를 유럽종양학회에서 발표했다.
● 국제 수준의 원조 ‘연구 중심 병원’
국립암센터는 2000년 개원 이후 연구 중심 병원 원조로 자리 잡았다. 다른 대학병원 사이에서 2013년경 연구 중심 병원이라는 개념이 도입되기 시작했을 때 국립암센터는 이미 기초연구와 임상 진료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통합 시스템을 운영했다.
특히 희귀암 소아암 영역의 강자다. 육종암 등 경제성만으로 판단할 경우 유지 비용이 많이 드는 희귀암 분야에서 국립암센터는 적자를 감수하고 꾸준히 연구를 지속했다. 특히 육종암 센터를 개소해 재발성, 진행성 골육종에 대한 임상시험 등 육종환자 맞춤형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생존율이 낮은 췌장암 분야에서도 한국 췌장암 환자의 역학 및 생존율 연구를 지속해 생존율을 높여 나가고 있다. 희귀암인 구강암 환자를 위한 정밀 치료법도 눈여겨볼 만하다.
양 원장은 “국립암센터는 국가 중앙 암 관리기관이다. 암 관련 정보와 치료에 있어 가장 앞서고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는 기관으로 인식되길 바란다”면서 “암 지식 정보센터를 통한 정보 제공, 임상·기초연구를 통한 치료 방법 개발 등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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