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과한 한동훈 “李대통령, 계엄만 빼고 나쁜짓 다해”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3일 14시 02분


해제 표결 이끌기 위해 진입했던
국회도서관 인근 쪽문서 기자회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인근 쪽문에서 12·3 비상계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인근 쪽문에서 12·3 비상계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2·3 비상계엄 1년을 맞는 3일 “당시 여당 대표로서 계엄을 미리 예방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방면 쪽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계엄을 막은 건 피땀으로 이룩한 자유민주주의 시스템과 이를 삶에서 녹여내고 실천해온 국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기자회견 장소인 국회도서관 방면 쪽문은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한 전 대표가 계엄 해제 표결을 이끌기 위해 진입했던 곳이다.

한 전 대표는 “1년 전 오늘 대한민국은 비상계엄이라는 위기를 겪었지만 몇 시간 만에 위기를 극복했다”며 “민주주의의 굉장한 회복력을 보여준 대한민국과 대한국민을 존경한다”고 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인근 쪽문에서 12·3 비상계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인근 쪽문에서 12·3 비상계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한 전 대표는 “그날 밤 우리 국민의힘은 저 좁은 문을 통해 어렵사리 국회로 들어가 계엄을 해제하는 데 앞장 섰다”며 “제가 그날 밤 계엄 발표를 보자마자 냈던 메시지는 개인이 아니라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지지자들과 동료의 마음을 담아 공식적으로 냈던 메시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의 공식적인 결단과 행동은 우리가 배출한 대통령이 한 비상계엄일지라도 앞장서서 막고 단호하게 국민의 편에 서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 전 대표는 “민주당의 폭거는 극에 달하고 있었다”며 “저열한 정치 논리로 22번의 탄핵과 함께 국정을 마비시켰다”고 했다. 이어 “정말 안타까운 건 이재명 (당시) 대표에 대한 판결이 예정돼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버텨내기만 하면 새로운 국면이 열릴 상황이었다는 점”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비상계엄이 모든 것을 망쳤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그날로부터 1년이 지났지만 민주주의가 온전하게 회복됐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더 나빠졌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 사회는 길을 잃고 있다”며 “민주당 정권에서 대통령실 특활비를 부활했고, 대통령실 앞 집회는 더 어려워졌고, 실세 측근 비서관은 국회에서 불러도 나오지 않고, 철석같이 약속했던 특별 감찰관은 감감무소식”이라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경내에서 12.3 비상계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5.12.03.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경내에서 12.3 비상계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5.12.03. 뉴시스
한 전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으로 나라를 망쳤다면 이재명 대통령은 딱 계엄만 빼고 나쁜 짓 다해서 나라를 망치고 있다”며 “오늘을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 자기들만의 축제로 만들려 하고 있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퇴행이 아니라 미래로 가자”며 “반성할 수 있는 용기만이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과거의 잘못 때문에 미래의 희망을 포기할 수 없다”며 “우리가 내일로 나가려면 과거의 잘못된 사슬들을 과감하게 끊어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은 지나가고 잊히지만 국가 공동체는 남을 것”이라며 “나은 내일을 위해 성찰하고 다시 용기 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한 전 대표는 보수 지지자들을 향해 “우리는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라며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고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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