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니콘 기업 13개…세계 11위
미국, 56.2% 비중 차지…압도적 1위
성장 속도도 더뎌…韓 8.9년·美 6.7년
ⓒ뉴시스
우리나라 유니콘 기업 수가 미국, 중국, 인도 등 주요국에 비해 현저히 적다는 지적이 나왔다.
코로나19 이후 미국은 229개사를 추가로 배출한 반면 우리나라는 2개 증가에 머물렀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3일 CB 인사이츠의 글로벌 유니콘 기업 명단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기업으로 혁신 성장의 척도로 통한다.
올해 10월 기준 전 세계 유니콘 기업은 총 1276개로 집계됐다. 이중 미국 기업이 717개로 전체의 56.2%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이후 4년간 미국 유니콘 기업은 229개 증가해 전체 증가분의 72.2%를 차지한 반면, 한국은 2개 증가에 그쳤다. 19개가 감소한 중국을 제외하면 가장 저조한 유니콘 배출 양상을 보인 것이다.
이스라엘과 싱가포르은 경제 규모 대비 유니콘 우등생 국가로 나타났다. 두 나라 모두 정부의 적극적 정책자금 지원과 우수한 인재를 바탕으로 투자자가 모여드는 혁신 생태계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유니콘 상위 10개국 중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1월부터 미국 기업의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반도체 분야 중국 스타트업 투자가 금지되는 등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중국 벤처시장 위축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장 최근 유니콘에 등재된 기업은 미국 10곳, 영국 2곳이다. 우리나라 기업으로는 리벨리온이 지난 7월 등재됐다.
유니콘 기업으로의 성장속도도 우리나라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설립부터 유니콘으로 성장하기까지 걸린 기간을 전수조사를 통해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유니콘 기업들은 평균 8.99년이 소요됐다. 중국이 6.27년으로 가장 빨랐고 독일(6.48년), 미국(6.70년), 이스라엘(6.89년)의 유니콘 기업들은 평균 6년대의 시간이 걸렸다.
유니콘 기업이 속한 업종을 분석한 결과 상위 10개국과 우리나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상위 10개국 유니콘 기업들은 ‘AI·IT 솔루션’ 분야가 36.3%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인 반면 우리나라 유니콘 기업은 ‘소비재·유통’ 분야가 46.1%로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대한상의는 기업들이 규제받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할 여건을 만들기 위해 정책 실험의 장인 ‘메가 샌드박스’가 도입된 혁신거점 도시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기업과 유니콘 기업이 어우러진 혁신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상의 관계자는 “신산업 진입을 가로막는 포지티브 규제와 기업이 성장할수록 규제가 늘어나는 성장 페널티가 스타트업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제도 혁신과 풍부한 자본 유입이라는 양 축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유니콘 육성 생태계를 다시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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