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우크라 양쪽 모두 신뢰
러와 종전 협상안 최종타결 임무도
밴스와도 친분… 헤그세스 입지 축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 협정 합의가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번 합의를 중재하는 댄 드리스컬 미 육군 장관(39·사진)을 조만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보내 최종 타결을 독려할 뜻을 나타냈다. CNN은 직업 군인으로 외교 경험이 전무한 드리스컬 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자로 등장한 배경에는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 미국 군인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신뢰 등이 있다고 진단했다.
올 2월 취임한 드리스컬 장관은 특히 육군의 무인기(드론) 기술 개발 사업에 치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드론 가이(drone guy)’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CNN에 따르면 그는 이달 초 드론 기술 관련 논의를 위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방문을 준비하며 백악관에 머물렀다.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갑자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평화 회담에 신속하게 복귀하도록 촉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국제 분쟁 해결을 위해 직업 외교관이 아닌 사람도 적극 기용하는 ‘트럼프식 인사 스타일’을 보여준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으로부터 군사 장비와 훈련을 지원받고 있어 미국 군인에 대한 신뢰가 높은 편이다. 또 드론은 러시아보다 국력과 전력이 열세인 우크라이나가 3년 반 넘게 전쟁을 이어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드리스컬 장관에게 종종 드론이 전쟁 판세에 미치는 영향을 물었다고 한다. 드리스컬 장관은 “드론은 비교적 저렴하고 대량 생산이 가능해 전투에 적합하다”고 답했다고 CNN은 전했다.
드리스컬 장관은 2007년 육군장교 후보생 학교를 거쳐 기갑장교로 임관했다. 2009년에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복무했다. 전역 후 예일대 로스쿨에 진학해 법학 전문 학위를 취득했다. 이때 동문 J D 밴스 부통령을 만나 친분을 쌓았다. BBC는 지난해 대선 당시 드리스컬 장관이 밴스 부통령의 전화를 받고 정계에 입문했다고 전했다. 당시 밴스 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그에게 “내 선거 캠페인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드리스컬 장관의 부상으로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국방부) 장관의 입지가 위축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헤그세스 장관은 백악관에 보고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수출을 수차례 중단하며 우크라이나와의 관계 악화를 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