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시상식 MVP 투표서 23표 받아 폰세에 이어 2위
“폰세는 말도 안 되는 기록 써…대등하게 경쟁해 기뻐”
삼성 디아즈가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KBO 리그 시상식’에서 1루수부문 수비상을 수상하고 있다. 2025.11.24. 뉴시스
올 시즌 KBO리그 타격 역사를 새로 쓴 르윈 디아즈(삼성 라이온즈)가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폰세는 지난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 시상식에서 정규시즌 MVP 수상자로 이름이 불렸다.
시즌 종료 후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언론사 기자와 각 지역 언론 담당 기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MVP 투표에서 폰세는 유효 투표수 125표 중 96표(득표율 76%)를 획득하며 압도적 1위에 올랐다.
그리고 폰세와 함께 가장 강력한 MVP 후보로 거론됐던 디아즈는 23표를 득표, 18명의 후보 중 2위에 올라 수상 불발의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지난해 대체 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던 디아즈는 올해 기대 이상의 맹활약을 펼치며 리그 최고의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디아즈는 이번 시즌 144경기 전 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4 50홈런 15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25를 기록했다. 홈런·타점·장타율(0.644)까지 무려 3관왕이다.
이와 동시에 2015년 박병호(146타점)를 넘어 단일 시즌 최다 타점 신기록을 작성한 것은 물론 외국인 선수 최초 50홈런이라는 기록도 썼다.
다만 올 시즌 다승(17승), 평균자책점(1.89), 탈삼진(252개), 승률(0.944) 등 4개 부문에서 1위에 등극해 외국인 선수 최초로 4관왕에 오른 폰세를 이기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디아즈 역시 의연한 모습으로 결과를 받아들였다.
이날 행사 후 취재진을 만난 디아즈는 “올해 제가 낸 성적을 보면 MVP를 받아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KBO리그뿐만 아니라 일본 등 어느 나라에서든 제가 이런 성적을 냈다면 MVP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폰세는 정말 말도 안 되는 기록을 쓰고, 말도 안 되는 시즌을 보냈다. 이에 폰세가 MVP를 가져갔다고 해서 기분이 상할 것은 전혀 없다. 오히려 폰세와 대등하게 경쟁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기쁘다. 수상한 폰세에게 축하를 보낸다”며 대인배의 모습을 보였다.
이날 폰세 역시 “디아즈와는 투수와 야수로서 서로 존중하는 사이다. 아까 인터뷰 중에 먼저 다가와서 안아주면서 축하한다고 해줬다”며 “상대 타자로 만났을 때 굉장히 위협적인 타자인 디아즈와 경쟁해 탄 상이라 이번 MVP가 더 의미 있는 것 같다”고 그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KBO 시상식 현장엔 외국인 선수 중 폰세와 디아즈 두 명만이 직접 참석했다.
이에 대해 디아즈는 “야구 선수 커리어 동안 시상식에 참여한 적이 없었다. 첫 기회를 받은 만큼 한번 경험해 보고 싶었다”며 “오늘 제가 참석함으로써 다른 외국인 선수들도 KBO 시상식에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다음 해에는 더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 한 해 디아즈가 압도적인 활약을 펼친 만큼 삼성 팬들은 그와 내년에도 함께 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다만 내년 거취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디아즈는 밝게 웃으면서도 “아직은 확답을 드릴 순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협상은 구단과 에이전트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혹시라도 좋은 소식이 생기거나, 새롭게 전달해야 할 일이 생긴다면 제가 팬분들께 직접 알려드릴 것”이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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